롯데타워도 아니고 99층으로 재건축? '부산의 은마'라 불리는 이곳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영화 속 명대사로 알려진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재건축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벚꽃 명소로도 유명한 비치(삼익) 아파트입니다. 최근 재건축을 통해 99층 초고층으로 거듭난다는 소식을 전한 비치(삼익)의 현재를 KB부동산이 들여다 봤습니다.
부산의 원조 부촌 남천동 비치(삼익) 재건축 진행상황
남천동은 3.3㎡당 가격이 2,801만원으로 부산에서 가장 높습니다. 부산의 또다른 부촌 중 하나인 해운대구 우동(2,390만원)이나 수영동(2,382만원)과도 차이가 큽니다. 광안리에서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닷가와 바로 닿아있는 알록달록하게 칠해진 아파트를 볼 수 있는데요. 이곳이 바로 비치(삼익)입니다. 1979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최고 12층, 33개 동, 3,060가구입니다. 특히 입지와 조망, 교통, 학군을 갖춘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로 '부산의 은마'라 불리기도 합니다.
단지 서쪽에 위치한 코오롱하늘채골든비치(삼익 재건축, 2009년 입주)나 남천금호어울림더비치(삼익빌라 재건축, 2019년 입주), 남천자이(삼익타워 재건축, 2023년 입주) 같은 기존 삼익아파트들이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로 바뀌었습니다.
비치(삼익)도 2005년부터 남천2구역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2016년 시공사를 GS건설로 선정했고, ‘그랑자이더비치’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에는 사업시행인가, 2023년 조합원 분양신청 및 추가분담금을 발표했습니다.
99층 설계안 담은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
지난 10월 22일, 부산광역시는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 건축 디자인을 제안하는 제도인 '특별건축 활성화 시범사업' 대상지를 3곳 선정했습니다. 특별건축구역은 민간 사업자에게 세계적 건축가의 기획 설계를 토대로 디자인 혁신적인 건물을 지으면 용적률을 20% 높여주고,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대상지로 선정된 곳은 남포동 하버타운, 영도 콜렉티브힐스, 남천2구역 재건축 총 3곳입니다.
남천2구역인 비치(삼익)은 지하 4층~지상 최고 99층, 6개 동, 3,700가구 규모로 설계안을 제출했습니다. 설계대로 완공된다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 부산 해운대 엘시티(101층, 412m)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건축물이 됩니다. 재건축 아파트로만 한정하면 국내에서 가장 높은 단지가 될 수 있습니다.
99층은 2개 동, 50층으로 4개 동을 짓고 저층에는 테라스하우스를, 단지 내에는 원형 위주의 공원을 계획했습니다. 또한 기존 추진하던 재건축 규모보다 동 수를 줄이는 대신 층 수를 높여 600가구 정도를 증가시킬 예정입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초고층 랜드마크될까, 재건축 진행 상황 지켜봐야
비치(삼익)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난 여름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며 실거래가도 상승했습니다. 특별건축구역 예정지로 선정된 7, 8월에만 71건의 거래가 이뤄졌고, 발표 후인 10월 22일부터 12월 3일 현재까지 14건 거래됐습니다.
이 가운데 전용 60㎡는 지난 7월 7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0월에는 9억5,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 올랐습니다. 가장 넓은 타입인 전용 148㎡도 5월 18억3,000만원에서 10월 24억원으로 5억7,000만원 뛰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재건축이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조합은 지난해 초 조합원 분양 신청 당시 추정 추가분담금을 공개했습니다. 1:1 재건축에 가까웠던 당시에는 추가분담금이 전용 84㎡의 경우 같은 주택형을 받는데 6억8,195만원의 추가분담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99층으로 재건축하게 된다면 추가분담금은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반분양분을 전보다 늘릴 예정이지만, 최근 공사비가 급증한데다 초고층으로 건축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비치(삼익)이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