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심리' 주시 속 조기전대설 고개..與 당권주자들 잰걸음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안채원 홍준석 기자 =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가 28일 진행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또다시 조기 전당대회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법원이 혹시라도 또다시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 차원은 물론, 이 전 대표와의 법정 다툼이 길어질수록 현재의 임시 비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당장 다음 달 중 국정감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당이 '전당대회 모드'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차기 당권경쟁을 향해 잰걸음에 나섰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만 정우택·정진석·권성동·김기현·윤상현·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등 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조기 전당대회 시나리오는 가처분 심리에서 법원이 재차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제동으로 두 번째 비대위마저 좌초된다면, '3차 비대위'를 추진하기보다는 '주호영 원톱' 체제로 정기국회를 치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겸해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이끌어가는 한편,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띄워 차기 지도체제 정비를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당초 1∼2월로 당내 공감대를 이뤄가던 전당대회 시기가 연내로 앞당겨질 수 있다. 당내에선 전당대회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 기간을 약 50일가량으로 가늠하고 있다.
'연내 전당대회' 시나리오엔 당권주자 중 김기현 의원이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의 윤리위 중징계 직후부터 '비정상적인 지도체제를 하루빨리 종식해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해왔다.
당권주자들은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에 대비해 당심과 민심을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8월부터 전남·대구·서울·제주·경기·부산 등 전국을 돌며 당심 표밭갈이에 열중하고 있다. 김 의원은 조만간 대구시당 요청으로 당원 300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선 이 사안을 최초 보도한 'MBC 때리기'에 앞장서며 대통령실과 주파수를 맞추는 모습이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8일 정치입문 10주년 간담회에서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한 뒤 연일 사회관계서비스망(SNS) 메시지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단일화를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을 자임하면서 중도·수도권 층에 확장력이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인용이든 기각이든 가처분 결론 후엔 전당대회 일정도 곧 나올 것으로 본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당권을 향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 중 사실상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유 전 의원은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김은혜 후보에게 패한 후 여의도 정치무대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SNS와 강연 등을 통해 현 정부 정책과 당내 현안에도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29일엔 경북대 정외과 학생들에게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나경원 전 의원은 SNS 현안 메시지와 지역구(서울 동작을) 활동 외에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선 4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지낸 정치 이력에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평가받는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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