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변인 짓 그만해"... 우크라이나, 헝가리에 보복 폭격

동유럽에서 가장 골치 아픈 나라가 있다면 단연 헝가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이후 줄곧 '미운 오리 새끼' 역할을 자처하며 유럽연합 내에서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죠.

최근에는 아예 대놓고 "러시아가 이미 승리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결정났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이런 헝가리의 친러 행보에 우크라이나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습니다.

헝가리로 향하는 러시아 송유관을 직접 폭격하며 "네가 푸틴 대변인 노릇 하면 우리도 가만 안 있겠다"는 식으로 맞받아친 것입니다.

이제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본격적인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러시아 승리 기정사실화" 오르반의 도발적 발언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최근 발언은 정말 도발적이었습니다.

지난 7일 헝가리 보수진영 정치포럼 연설에서 그는 "러시아가 이미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미국이 중국의 부상으로 세계 전략을 바꾼 후 이 사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미래 안보협상 이후 러시아 구역, 비무장 완충구역, 서방 구역의 세 가지 구역으로 분할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죠.

이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을 넘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유럽인들이 말하는 안보 보장이 곧 우크라이나의 분할을 의미한다"고 강조한 것은 사실상 러시아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같은 유럽연합 회원국이면서 이런 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배신하는 발언을 하니, 다른 유럽 국가들의 분노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유럽연합도 "절름발이 오리" 취급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자체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유럽이 쇠퇴 상태에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며, 2028년에서 2035년 이후 예산이 유로존 붕괴 전 마지막 예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욱 가혹한 표현으로는 "유럽이 전쟁 중에 절름발이 오리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의 중재가 아닌 유럽이 직접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입니다.

헝가리는 슬로바키아와 함께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금융 지원 패키지, 유럽연합 가입 협상 등을 일관되게 저지하거나 거부해 왔죠.

오르반 정부는 이러한 반대 입장의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서부 자카르파티아 지역의 소수민족 헝가리인들의 권리 문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와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가스 여전히 쭉쭉 사들이는 헝가리


헝가리의 이중적인 모습은 에너지 정책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2025년에도 헝가리는 유럽연합 회원국 중 유일하게 러시아산 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계속 구매하고 있어 러시아 전쟁자금 조달에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헝가리만 예외적으로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죠.

러시아 서부의 드루주바 송유관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중유럽으로 향하는 4,000km 길이의 핵심 수송 시설입니다.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헝가리는 러시아산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왔는데, 바로 이 점이 우크라이나의 타겟이 된 것입니다.

헝가리가 계속해서 러시아를 옹호하고 우크라이나를 비난한다면, 우크라이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죠.

우크라이나의 직격탄, 송유관 폭격


우크라이나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드루주바 송유관을 타겟으로 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려는 목적이었지만, 동시에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지난달 공동 성명을 통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석油를 공급하는 드루주바 송유관이 단 9일 사이 세 번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중단시켜 에너지 안보를 지킬 것을 촉구하며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우리를 계속 배신하고 러시아 편을 들면서 러시아 석유로 배불리 먹으려 하느냐"는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전쟁 중인 나라가 자신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적국을 도와주는 이웃 국가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죠.

트럼프에게 하소연했다가 역풍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오르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하소연했습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전기와 석유를 지원하는데 그 대가로 우리를 향하는 파이프라인을 폭격하고 있다.

매우 비우호적인 행보"라고 호소한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오르반이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였습니다.

트럼프는 "빅토르의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정말 화가 난다. 슬로바키아에도 전해 달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는 오르반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트럼프와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해 왔던 오르반으로서는 자신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여겼던 트럼프마저 등을 돌린 셈이니까요.

트럼프도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러시아보다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고립된 헝가리, 이제 어디로 갈까


결국 헝가리는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이미 골칫거리 취급을 받고 있고, 이제는 트럼프마저 등을 돌린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송유관 폭격은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서 헝가리에 대한 정치적 압박의 의미가 큽니다.

"계속 러시아 편을 들면 더 큰 보복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인 셈이죠.

헝가리 오르반 정부로서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계속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유럽연합과 미국의 압박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정책을 전환해서 서방과의 관계를 회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오르반의 성격상 쉽게 굴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럽 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얄미운 헝가리" 보복은 이제 시작일 뿐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