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 사람 대신 무인점포…불황 속 창업지도 바뀐다

황인무 기자 2026. 9.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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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인건비·재료비 상승, 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자영업 창업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소규모 자영업은 감소하는 반면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무인점포가 꾸준히 늘면서 '불황형 창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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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재료비 상승에 불황형 창업 확산…오락실·뽑기숍 매출은 1.8배 증가
대구 동성로의 한 무인 뽑기샵 점포의 모습. /황인무기자

고물가와 인건비·재료비 상승, 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자영업 창업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소규모 자영업은 감소하는 반면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무인점포가 꾸준히 늘면서 ‘불황형 창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7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대구지역 분식점 사업자는 2천91개로 집계됐다. 가장 많았던 2022년 5월 2621개와 비교하면 530개, 20.2% 감소했다.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어 대표적인 서민 자영업종으로 꼽혀온 분식점마저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인건비와 식재료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직원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두지 않는 무인점포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카드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6월 무인점포 신규 가맹점은 2023년 6월과 비교해 약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신규 가맹점이 1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 둔화로 창업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무인점포는 오히려 몸집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무인점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인건비 절감이다. 직원 없이 고객이 직접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는 방식이어서 일반 매장보다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24시간 영업도 상대적으로 용이해 점포 운영시간을 늘리면서 추가 인력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업종도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아이스크림·과자 등 단순 소매업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오락실과 뽑기숍을 비롯해 의류 판매점, 커피숍, 꽃집, 반려동물용품점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오락실과 뽑기숍 등을 포함한 가차숍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전체 무인점포에서 가차숍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6월 1%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해 6월 5%, 올해 6월에는 8%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평균 매출도 1.8배 증가했다.

대구에서도 무인 운영과 기존 유인 영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점포가 등장하고 있다. 낮에는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심야시간에는 카드 인증 등을 거쳐 고객이 직접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이 대표적이다. 인건비를 줄이면서도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시간에는 직원을 배치해 완전 무인점포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고 직원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무인점포 이용객 A씨는 “제품을 꼼꼼하게 살펴볼 때 직원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경우가 있다”며 “무인매장에서는 제약 없이 원하는 만큼 제품을 비교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무인점포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 절도나 기물 파손 등에 취약하고 상품 관리와 위생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CCTV와 출입 인증 등 보안시스템 구축에 별도 비용이 필요한 데다 신선식품처럼 수시로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품목은 완전 무인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신선도 관리가 필요한 품목은 무인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럼에도 인건비 상승과 비대면 소비 확산, 소비 패턴 변화가 계속된다면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 매장 등 새로운 형태의 창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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