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는 尹-韓, '공감대' 이룰까…당정 관계 '분수령'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4. 10. 2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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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오늘 대통령실서 면담, 국정 현안 논의 주목
韓, 김건희 여사 관련 '쇄신 요구'…용산, '4대 개혁' 방점
회동 성사까지 당정 불편한 기류…담판 vs 소통
'빈손 회동' 당정 모두 부담…"논의 지켜봐야"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면담에서 이뤄질 국정 현안 논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을 지켜 입지를 다진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쇄신 요구' 목소리를 한층 키웠다. 반면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을 경계하면서 '4대 개혁' 등 할 일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면담이 '빈손'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당정 모두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공감대가 어느 정도로 형성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그동안 상당 기간 마찰과 불신이 불거졌던 당정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마주 앉는 尹-韓…'김건희 여사' 주요 의제로 오를 듯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다.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마주 앉고 정 실장이 배석하는 회동은 지난 7월 30일 이후 81일 만이다.

당시 회동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정치적 조언을 건네고 과거 법조 시절 회고담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면담은 상당한 긴장감이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10·16 재보선에서 '텃밭'을 지켜 체면을 차린 한 대표는 면담 전 대통령실을 향해 공개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초점은 김 여사 관련 사안에 맞춰졌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적극 협조 등 '3대 요구'를 쏟아냈다.

대통령실은 '3대 요구'에 대응하지 않고 '4대 개혁의 흔들림 없는 추진'이라는 입장을 내면서 답을 대신했다. 10·16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의(民意)를 통해 파악된 부족한 부분은 노력하면서도 정부가 할 일은 계속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면담 자리에서도 김 여사 관련 사안은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3대 요구'에 기반해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전향적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친한(한동훈)계는 김 여사 관련 부정적인 여론 확산과 야당에서 재발의한 '김건희 특검법'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윤 대통령이 적정한 선에서 3대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기류다.

친한계 한 의원은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지지층이 여당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지만, 여전히 보수 전체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며 "저희가 전하는 민심에 대해 올바른 결단을 내려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실은 이른바 '여사 라인' 청산 요구에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조직 개편 역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김 여사의 대외 활동의 경우 사회적 약자 등에 초점을 맞추는 행보로, 현장 수요도 크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 설치도 마무리하는 등 이미 관련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면담에서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건의들을 사전에 공개적으로 몰아붙였다는 점에서 당정 화합보다는 한 대표의 개인 정치적 입지만 고려했다는 의심도 크다.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공개적 대응은 자제했지만 내부에선 불쾌한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화를 하자는 건지 싸우자는 건지 모를 정도의 상황이 반복됐다"라고 밝혔다.

회동 성사까지 당정 간 불편한 기류는 이어져 왔다. 당장 형식을 두고도 '기 싸움'이 역력했다. 한 대표는 '독대(獨對)'를 주장했지만 대통령실은 '면담'에 초점을 맞췄다. 한 대표는 독대를 통한 '담판'을 원하는 반면, 대통령실은 '소통'을 강조했다. 당 대표의 의견은 충분히 듣되, '쇄신 결단'의 권한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게 용산의 인식이다. 결국 정 실장이 배석하고 의제는 제한을 두지 않은 것으로 형식이 결정된 이유다. 정 실장 배석은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정치적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한 취지로도 해석된다.

'빈손 회동' 당정 모두 부담…결과물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면담 전날까지 여권에선 여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중진의원 출신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가 독대를 요구하고, 그것도 언론을 통해 하는 것은 자기 정치나 대통령과의 차별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신뢰 기반이 없는 독대는 독대가 아니라 하극상이나 담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집권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언론을 통해 대통령 인사권까지 거론하면서 할 얘기 다 해 놓고, 만나서 무슨 할 얘기가 더 남았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몰락의 책임자 두 사람이 내일 만나면 무엇을 해야 하나. 첫째, 지난 2년 반의 국정 실패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하고 잘못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면서 의료대란 해결, 경제, 연금개혁안 해법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김 여사 리스크를 깨끗이 해소하라"고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됐다. 여러 국정 현안이나 민생에 관해 폭넓게 대화하지 않겠느냐"며 "내일 면담 이후 당정이 다시 하나되는, 국민들께서 우려하는 당정의 모습이 아닌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빈손 회동'으로 귀결된다면 당정 모두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감대 형성과 해법 수위가 주목되고 있다. 김 여사 사안 외에도 의료 개혁, 야권의 '탄핵 공세' 등에 대한 대응 논의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윤 대통령과 당내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한 대표 간 일부 이해 관계가 맞을 수 있다는 예상이 있지만, 그동안 쌓인 '앙금'이 단번에 해소되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차담 겸 진행되는 면담이 분위기가 좋으면 만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대통령실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러 일정이 있기 때문에 만찬은 어려울 수 있다"며 "일단 내일 면담 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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