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생명 차기 대표에 임근식 부사장 유력…김재관·장재원도 하마평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KB국민은행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임근식 부사장이 이 대표를 이을 유력한 인사로 떠올랐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성장을 강조하면서 보험부문 전문가인 임 부사장에게 무게가 쏠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재관 KB금융지주 부사장(CFO)과 장재원 KB라이프생명 전무(경영관리부문장)도 임 부사장과 경쟁할 것으로 거론된다.
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취임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의 사례처럼 KB라이프생명 대표에도 보험 전문가가 내정될 가능성을 높게 점쳐진다. KB손보 전신인 럭키화재에 입사해 커리어를 쌓은 구 대표는 KB손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부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렸다.
임 부사장은 이 대표와 함께 KB라이프생명 인수 후 통합(PMI)을 이끈 인물로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양 회장과의 인연도 깊은 편이다.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양 회장을 보조한 경험이 있으며, PMI 실무총괄을 맡을 때도 당시 지주의 보험부문장인 양 회장과 소통했다. 후보군 중 유일하게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인수 작업에 모두 관여해 업계에서는 이른 시간 안에 조직을 안정화시킬 적임자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라이프생명이 아직 통합 출범한 지 2년밖에 안 된데다 푸르덴셜생명(대면 위주)과 KB생명(방카슈랑스 위주)의 주된 영업 방식이 많이 달라 회사 조직문화에 KB색을 완전히 입히지 못했다"며 "완전한 통합과 조직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통합 작업을 함께 수행해 온 분이 주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PMI 실무총괄을 맡으며 푸르덴셜생명에 파견을 나간 경험이 있어 푸르덴셜생명의 조직 문화의 이해도가 깊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통합 후에는 경영관리부문장을 거쳐 CPC(고객·상품·채널)전략부문장 겸 영업전략본부장을 역임해 경영전략 수립에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례처럼 지주 출신 재무통을 영입하는 관례가 이어질 가능성도 점쳤다. 김 부사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유다. 김 부사장은 KB국민은행에서 다양한 영업 경험을 쌓은 후, 경영기획을 총괄하며 전체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다고 평가받는다.
다른 관계자는 "지주 살림을 담당하며 그룹에 당면한 이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인사"라며 "이전 인사 전례를 이어나간다면 김 부사장도 충분히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보험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전례없는 깜짝 인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경쟁 속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직급과 무관하게 영업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험대리점(GA) 영업부에 오래 몸담은 장 전무도 하마평에 오른 이유다. 장 전무는 KB생명 시절부터 GA영업부를 맡아온 영업통이다. KB라이프생명 통합 이후에도 영업부문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주요 경력을 영업채널에서 쌓았다. 올해는 경영관리부문장을 맡으며 경영 시야를 넓힌 점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구 대표도 전무에서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표이사에 오른만큼, 업계는 장 전무의 능력을 높게 산다면 얼마든지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대추위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거론되는 분들은 모두 역량이 뛰어난 분들이라 누가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편 KB금융은 이달 27일 경 예정된 대추위에서 주요 계열사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달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는 KB라이프생명을 비롯해 KB증권, KB국민카드, KB데이타시스템 등이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