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버스와 함께 내리막 탄 샌프란시스코..보스턴의 ‘홧김 트레이드’, 의외로 성공?[슬로우볼]

안형준 2025. 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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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보스턴의 선택은 옳았던 것일까. 양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6월 15일(한국시간)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라파엘 데버스를 보내고 카일 해리슨, 조던 힉스, 호세 베요, 제임스 팁스 3세 등 4명을 받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행보였다.

구단과 선수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보스턴은 올시즌에 앞서 주전 3루수였던 데버스에게 지명타자 이동을 제안했다. 3루수에 대한 욕심이 컸던 데버스는 쉽게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스턴은 FA 시장에서 정상급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하며 포지션 이동을 강행했고 결국 데버스는 지명타자로 이동했다.

명분은 충분한 이동이었다. 데버스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지만 리그 최악의 수비수 중 한 명이기도 했다. 30개 구단 주전 3루수 중에 가장 수비력이 떨어지는 최악의 3루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보스턴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다소의 의견차가 있었지만 데버스가 지명타자로 이동하며 문제는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주전 1루수 트리스탄 카사스가 부상을 당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원래 데버스에게 지명타자와 1루를 함께 맡기고 싶었던 보스턴은 데버스에게 잔여시즌 1루 수비를 맡아줄 수 있는지를 물었지만 이미 지명타자 이동에서 감정이 상한 데버스는 구단의 제안에 대한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또 대외적으로 표출했다. 결국 양측의 감정의 골은 돌이킬 수 없게 깊어졌고 보스턴은 1년 전 10년 3억1,350만 달러 장기계약을 맺은 프랜차이즈 스타 데버스를 트레이드로 '퇴출'시켰다.

스타에 목이 말랐고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샌프란시스코는 데버스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데버스의 영입은 당장 올해부터 샌프란시스코의 운명을 바꿀 것처럼 보였다. 보스턴에서 9시즌 동안 1,053경기에 출전해 .279/.349/.510 215홈런 696타점을 기록했고 세 차례 올스타 선정, 두 차례 실버슬러거 수상에 성공했던 데버스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데버스의 트레이드로부터 정확히 30경기가 진행된 시점에서 양팀의 희비는 기대와 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보스턴은 데버스와 결별한 뒤 상승세를 탔고 샌프란시스코는 하향세로 접어들었다(이하 기록 7/22 기준).

데버스의 이적 후 30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11승 19패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6연패 늪에 빠졌다. 트레이드 시점에 시즌 41승 30패(승률 0.577)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를 1경기차로 압박하는 2위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제는 다저스는 물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게도 뒤쳐진 지구 3위가 됐다. 다저스와 승차는 벌써 7경기까지 벌어졌고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3위 샌디에이고에 3.5경기차로 뒤쳐진 샌프란시스코다.

반면 보스턴은 데버스 이적 후 30경기에서 18승 12패를 기록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정확히 36승 36패, 승률 5할을 기록했던 보스턴은 시즌 승률을 0.529까지 끌어올렸다. 선두와 7.5경기차 4위였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내 순위도 이제는 6경기차 3위가 됐다. 지구 내 승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3위가 돼 '오늘 정규시즌이 끝난다면' 포스트시즌 티켓을 차지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

팀 부진의 원인이 온전히 한 선수에게만 있을 수는 없지만 이적 후 데버스의 성적 부진도 샌프란시스코의 페이스가 꺾인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데버스는 이적 후 29경기에서 .219/.333/.333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적 전까지 보스턴에서 73경기 .272/.401/.504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페이스를 보이고 있었던 데버스지만 이적 후에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적 후 성적만 보면 데뷔 후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를 기록 중인 데버스다.

반면 보스턴은 데버스 이적 후 출전 기회가 늘어난 로미 곤잘레스가 6월 중순부터 OPS 0.979 4홈런 1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6월 데뷔한 기대주 로만 앤서니도 35경기 .264/.373/.405 2홈런 14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등 공격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전반기 종료 직전 브레그먼까지 부상에서 복귀하며 데버스가 이탈한 공백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물론 데버스가 2033년까지 계약이 이어지는 선수인 만큼 올시즌의 성과만으로 트레이드의 성패를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데버스가 2년 뒤면 30대에 접어드는 선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첫 시즌부터 아쉬운 결과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데버스의 이적 후 결과가 계속 만족스럽지 않다면 약 2억3,000만 달러(디퍼 포함)의 계약을 샌프란시스코로 떠넘기며 자금 유동성을 확보한 보스턴이 트레이드의 승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여름 이적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트레이드는 초반 예상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과연 데버스가 빠른 시일 내에 새 팀 적응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라파엘 데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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