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년간 생고생하며 만든 다리''를 자기가 100% 다 한 거라고 우기는 이 나라

세계 최장 현수교의 진짜 주인

터키 다르다넬해협을 가로지르는 ‘차나칼레 1915 대교’는 개통 당시 주탑 간 거리 2023m, 총연장 3.5km대를 기록한 세계 최장 현수교로 공학 난도가 극한에 달한 프로젝트였다. 원청은 한국의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터키 파트너와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설계·시공·운영까지 이어지는 투자개발형 방식으로 추진됐다. 한국 측은 입찰설계와 주탑 시공, 주케이블 가설, 거더 제작·운반·가설 등 현수교 핵심 공정을 총괄했고, 공기 단축과 무재해 기록으로 국제 교량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개통식에는 양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고, 한국 기업은 12년 운영 후 이관하는 구조를 확정하며 책임 범위를 분명히 했다.

중국의 ‘기술 승리’ 홍보와 반발

논란은 중국 측 홍보에서 시작됐다. 일부 대사관 계정과 관영 매체 계열 콘텐츠가 “강진에도 버틴 다리는 중국 기술의 승리”라며 차나칼레 대교를 자국 성과처럼 포장했고, 하도급 또는 자재 공급 수준의 참여를 전체 공정 주도처럼 부풀렸다. 해외 엔지니어와 터키 기술자들은 즉각 반박했다. 프로젝트의 설계·시공 주력과 의사결정 체계, 위험관리의 실질 주체가 한국 컨소시엄이며 중국 업체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는 점, 내진 성능 검증 또한 국제 기준에 따라 원청이 관리했음을 근거로 들었다. SNS에서는 “타국 성과를 자국 기술로 둔갑시킨 과장”이라는 비판이 확산됐고, 사실 확인 자료와 시공 타임라인이 공유되며 오류가 바로잡혔다.

2년을 줄인 공기, 숫자가 말한 실력

애초 발주처 목표는 공화국 100주년을 기념한 일정이었지만, 한국 컨소시엄은 설계 최적화와 시공 동시화 전략으로 준공 목표를 약 1년 7개월 앞당겼다. 이는 공정 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모듈러 거더 제작과 해상 운반 시뮬레이션, 풍하중·동적응답을 반영한 주케이블 가설 시퀀스 재배열 덕분이었다. 5톤대 하중을 감당하는 고강도 스트랜드, 가동식 비계와 고정식 안전시스템, 해상 크레인·잭업바지의 투입 순서를 미세 조정해 기상 리스크를 흡수했다. 공기 단축에도 품질과 안전을 놓치지 않은 점이 국제 심사와 시상에서 높게 평가됐고, 한국형 현수교 시공 표준이 글로벌 프로젝트 매뉴얼로 참조되는 계기가 됐다.

‘이순신’의 유산, 기술 사다리를 놓다

차나칼레 대교의 역량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거제~광양을 잇는 대형 현수교와 사장교 축적, 복잡한 해저 지반과 조류를 이겨낸 해상 터널 건설 경험이 누적돼 있었다. 이러한 레퍼런스는 해외에서 가혹조건 현장 검증으로 이어졌다. 한국 엔지니어링사는 타당성조사와 입찰설계, 실시설계의 일부 핵심 공정을 주도하며, 덴마크·터키 팀과의 협업에서 설계 인터페이스 표준을 주도했다. 시공사는 케이블 공법, 거더 용접·도장 규격, 해상교통·환경관리 계획을 통합한 QHSE 체계를 수립해 발주처의 신뢰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팀 이순신’으로 불린 한국-터키 협업 모델은 고난도 해상교량의 글로벌 벤치마크로 자리 잡았다.

내진 성능과 ‘지진 프레임’의 진실

홍보전의 핵심 키워드는 내진이었다. 차나칼레 대교는 해협의 풍하중과 지진동을 동시에 고려한 성능기반설계로, 주탑·앵커리지·보강거더에 분산된 에너지 흡수 메커니즘을 채택했다. 제한적 격리장치 의존이 아닌 전체계 임피던스 조율로 복합하중 하의 응답을 억제했고, 시공 단계부터 모드연성 시험과 건강모니터링 센서를 설치해 상시 데이터 기반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주변 지진 발생 시 구조계의 설계상 허용치 내 응답이 확인됐고, 이는 설계 가정의 타당성을 뒷받침했다. 그럼에도 이를 특정 국가 기술의 전유물로 포장하는 것은 구조공학의 국제협업 현실과 맞지 않으며, 성능 책임을 진 주체와 계약 범위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과장 홍보를 넘어 사실로 평가하자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는 수십 개 국적 기업이 참여하는 다국적 협업의 산물이다. 그러나 최종 책임과 리스크를 떠안고 공기·품질·안전을 달성한 주력 주체가 누구인지, 공법과 공정 제어를 사실로 밝히는 일은 국제 신뢰와 직결된다. 차나칼레 대교 사례는 한국 기업의 설계·시공·운영 일괄 역량, 해상 특수교량에서 축적된 공법 자산, 그리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세계 상위권에 올라 있음을 보여줬다. 논란은 지나가지만 기록은 남는다. 데이터와 성과로 말하며 한국 기술의 신뢰를 더 단단히 쌓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