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준공 후 미분양’ 전국 최다… 한 달 전보다 35.8% 증가

전국 1만2968호 중 경남 1684호
악성 미분양 10곳 중 한 곳이 경남
창원 795·거제 359·사천 149호 순
창원 미분양 주택 전체 ‘악성 미분양’

경남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이른바 ‘악성 미분양’ 주택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창원시의 미분양 주택 전체가 악성 미분양이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경남의 4월 미분양 주택은 4746호로 전월(3872호) 대비 22.6%(874호) 늘었다.

전국 7만1997호 미분양 주택 가운데 대구가 9667호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 9459호, 경북 9197호, 충남 5697호 다음으로 경남이 5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말 3682호로 집계된 도내 미분양 주택 수는 4개월 만에 1064호가 증가한 것이다. 도내 시군별로 살펴보면 미분양 주택은 김해시가 1059호로 가장 많았으며, 창원시가 795호, 사천시 684호, 거제시 580호, 양산시 460호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준공 이후에도 빈집으로 남아있는 도내 악성 미분양 주택은 1684호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5.8%(444호) 증가한 수치다.

창원시 의창구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전강용 기자/

이로써 경남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1만2968호)의 13%를 차지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전국 미분양 주택 10곳 중 1곳은 경남에 있는 셈이다.

도내 시군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창원시가 795호로 가장 많았던 가운데, 미분양 주택도 795호로 나오면서 창원시의 미분양 주택 모두 악성 미분양 주택으로 확인됐다. 이어 거제시 359호, 사천시 149호 순으로 많았다.

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0년 12월 기준 3081호에서 2021년 12월 1175호, 2022년 12월 694호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2023년 11월 779호였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3년 12월 1116호로 올랐으며, 지난 4월까지 증가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경우 도심지 보다는 외곽지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고금리 상황에 따른 부동산 경기 위축과 맞물려 적체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도심지 내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곽지로 눈을 돌릴 수도 있는데, 현재로서는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도심지 내 신축급 아파트 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도회장은 “도심지 내 5년 이내 신축 대단지 아파트들의 집값도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인구는 줄어가고 금리도 높은 상황에서 입지가 좋지 않으면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현시점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82%(1만590호)는 지방에 들어서 있다.

그런 만큼 앞서 정부는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놨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올 초 정부는 2년간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전용면적 85㎡ 이하, 취득가격 6억원 이하)을 처음으로 사는 경우 해당 주택은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재도입해 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면 취득세 중과 배제(준공 후 미분양 한정), 취득 후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4월 경남 주택 매매거래량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월세 거래량 역시 비수도권 중 부산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1년 전과 비교해 개선된 양상을 보였다.

4월 경남 주택 매매거래량은 3870호로 전월보다 1.7%, 1년 전보다는 22.1% 늘었다. 다만 5년 평균치와 비교해서는 9.7% 낮았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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