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김선호 "박훈정 감독 페르소나? 존경하고 늘 함께 하고 싶은 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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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가 박훈정 감독과 함께 한 두 번째 작품인 디즈니+ '폭군'을 통해 서늘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변신을 선보였다.
박훈정 감독의 손을 잡고 색다른 변신에 성공한 김선호는 디즈니+ '폭군'으로 다시 한번 새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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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김선호가 박훈정 감독과 함께 한 두 번째 작품인 디즈니+ '폭군'을 통해 서늘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변신을 선보였다. 대표작 '스타트업'(2020)과 '갯마을 차차차'(2021)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훈남 남주로 우뚝 섰던 김선호는 영화 '귀공자'(2023, 박훈정 감독)에서 킬러 역을 맡아 스릴감 넘치는 액션 연기를 펼쳐보이며 합격점을 받은바 있다.
박훈정 감독의 손을 잡고 색다른 변신에 성공한 김선호는 디즈니+ '폭군'으로 다시 한번 새 도전에 나섰다. '폭군'에서 '폭군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지켜온 설계자 '최국장' 역을 맡아 의뭉스러우면서도 미스테리한 매력이 넘치는 인물을 창조했다.
'폭군'은 대한민국 정보기관 내에서 극비리에 추진된 '폭군 프로그램'의 정체가 발각되고 폐기 명령이 떨어진 가운데 배달사고로 단 하나 남은 샘플이 사라지고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을 지켜내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들 간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그린 드라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선호는 "연기라는 건 정말 아무 답도 없는 것 같다. 매전 제 연기의 단점이 보이고 고치기 위해 늘 노력한다. 하루 종일 발성연습을 하는 날도 있다. 일상에서도 매일 다양한 노력을 한다. 아무 답도 내릴 수 없지만 길을 걷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결국 계단식으로 조금씩 나아진다. 지금도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연기란 늘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연속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차승원과는 첫 호흡이고 김강우와는 영화 '귀공자'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소감이 궁금하다.
▶ 이번 현장은 정말 분위기도 좋고 웃으면서 촬영했다. 존경하는 선배들과 한 화면에 담긴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차승원 선배님은 TV와 영화에서만 뵙다가 처음 같이 하게 됐다. 강우 형과는 이번에 또 함께 하면서 다시 존경하게 됐다. 너무 신났다. 차승원 선배님과는 직접적으로 붙는 장면이 적었지만 선배님이 촬영하시는 날 현장에 빵 사들고 놀러가서 자주 뵜다. 대화도 많이 나눴고 일에 대한 이야기나 연기 이야기보다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배역과 일상 생활을 분리하시는 선배의 모습 본인만의 루틴을 지켜야 활력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많이 배웠다.
- '폭군'에 대한 시청자 반응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 물론 저에 대한 칭찬이 가장 기억에 남고 기분 좋다.(웃음) 칭찬해주시는 글이 꽤 있었다. 그런데 굉장히 디테일하게 평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기뻤다. 물론 호불호 반응이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시는 모습에 놀랐다.
- 최국장은 국가정보기관 소속의 최연소 국장이자 엘리트 요원이지만 극중 특별한 액션신이 없다. 표현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 연기해보니 그렇게 말도 없고 묵직한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액션이 많다거나 대사가 많은 인물이 아니지만 임팩트 있어야 했고 최국장 캐릭터의 가장 큰 숙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의 목적이 분명해 보여야 했다. 특히 김강우 선배가 연기한 폴과 대면신 등에서 날선 모습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장면마다 표현을 다르게 잡아가야 했는데 그동안 표현해보지 않았던 인물이어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도 강렬한 인물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쓸쓸하고 외로운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 래퍼런스로 삼았던 작품들이 있나.
▶ '귀공자' 때도 의상 참고를 위해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본 적이 있다. 영드 '피키 블라인더스'등도 참고했다. 인물들의 움직임이 엄청나게 많거나 한 것이 아닌데 시선이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행동 하나에서도 엄청난 힘을 발휘해야 했다.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도 긴장감을 높이거나 인물의 특성을 드러내려 노력했다.
- 움직임이 적은 정적 인물을 표현하며 특별히 느낀 것이 있다면.
▶ 침묵이 주는 의미가 엄청나다는 것을 꺠달았다. 그동안 말과 말 사이의 행간에 무언가를 표현하고 채우려고 고민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정적인 행위를 통해 시청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고민해야할 지점이었다. 침묵의 무게를 표현하고 보여드리려 고민했다.
- '귀공자'로 박훈정 감독과 첫 호흡을 이뤘고 바로 뒤이어 '폭군'을 내놨다. 이미지가 겹칠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 처음 이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그런 걱정은 전혀 없었다. 박훈정 감독님의 차기작이라는 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신나서 촬영을 했다. 찍고 난 뒤에 주위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하더라. 하지만 전혀 다른 인물로 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박 감독님과 항상 많은 대화를 나눈다. 감독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 '폭군'의 최국장 역은 어떻게 제안받았나.
▶ '귀공자' 촬영 때 쉬는 시간마다 감독님과 함께 걸으며 산책을 하곤 했는데 그때 작품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폭군'도 있었는데 재미나더라. '마녀'처럼 판타지가 중심에 있지만 느와르적인 것을 더 강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너 할래?'라고 하시더라. 대본을 보내주셔서 받아보니 처음부터 제가 최국장 역으로 정해져 있었다.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최국장은 능구렁이 같은 인물이고 한 조직의 수장이었기에 고민은 좀 됐다. 연기를 좀 해보니 사실 타고난 것을 이길 수는 없다. 어떤 캐릭터에 맞게 생긴 사람이 그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대본을 보면서 최국장을 저에게 잘 맞추어 나갔다.
- 폭군 프로젝트를 향해 최국장이 가진 확고한 신념은 어떻게 형성된 것으로 구상했나.
▶ 최국장은 국가정보기관에 의해 이너서클로 발탁돼 요원으로 키워진 인물이다. 마치 가족처럼 그 조직을 대할 수 밖에 없다. 국가와 민족을 향한 최국장의 신념은 자신을 믿고 희생해준 선배들로 인해 더 커져갔을 거라 생각했다. 최국장은 철저히 혼자이고 쓸쓸한 인물인데 박훈정 감독님 작품은 선과 악이 모호한 편이다. 최국장이 많은 것을 희생시키는 이유를 작품 속에서 보여드리고 싶었다.
- 박훈정 감독과 두 작품을 함께 했는데 김선호가 생각하는 박 감독의 장점은.
▶ 박훈정 감독님의 세계관에는 판타지적이고 만화적 부분이 많다. 저도 어릴 때부터 만화 보는 걸 좋아했는데 박 감독님의 작품 세계는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다. 무조건 제 취향이다. 처음 감독님을 만나자마자 제가 한 말이 '감독님, '마녀' 액션신 너무 좋았어요'이다. 또한 감독님 작품의 액션신은 너무 제 취향이고 저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 폴 역의 김강우와 가장 많은 호흡을 이뤘는데 소감은.
▶ 폴과 최국장은 어릴 때부터 같이 큰 친구 사이다. 폴은 미국 요원이고 최국장은 한국 요원인 거다. 박훈정 감독님이 저에게만 이야기한 부분으로 아는데 폴과 최국장은 경찰대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온 사이다. 폴은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길러진 요원인 거다. 그러면서도 폴과 대립 관계를 형성해야 했는데 강우 선배와는 서로 한마디 하면 정확히 어떤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사이다. 대사에 명확히 표현되어 있지 않더라도 액션으로 몸으로 표현이 다 됐다. 강우 선배와는 티키타카가 너무 잘 맞았다.
- 차승원과 호흡한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대단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 차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시다. 항상 현장 분위기가 쳐지지 않게 하려고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하지만 촬영이 시작돼 몰입되는 순간 딱 그 인물로 돌변한다. 선배님의 인물 구축에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도 알았다. 사진 래퍼런스를 끊임없이 찾아 보내시면서 감독님과 상의하시더라.
- 최국장의 엔딩이 서운하지는 않았나.
▶ 최국장의 심경으로 생각해본다면 폭군 프로젝트가 활성화되었지 않나. 채자경이 눈 앞에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제 됐다'는 희열감이 들었다. 최국장은 이 샘플이 어디서부터 온 건지 알고 있다. 다른 종족들의 존재를 안다. 그러니 국가정보기관 내 이너서클이 완헌히 무너졌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최국장이 자신의 종착점을 앞에 두고도 폭군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는 것을 봤기에 희열을 느낄 거라 생각했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고 실향하지 않았나. 그러니 기쁜 마음으로 최후를 맞았을 거다. 김주헌 선배님의 연기 내공에 큰 도움을 받았다. 총구를 들이대는데 무섭더라. 상상만 해도 총구를 앞에 둔 상황은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
- 연기할 때 지키는 제 1원칙이 있다면.
▶연기라는 건 정말 아무 답도 없는 것 같다. 매번 제 연기의 단점이 보이고 고치기 위해 늘 노력한다. 하루 종일 발성연습을 하는 날도 있다. 일상에서도 매일 다양한 노력을 한다. 아무 답도 내릴 수 없지만 길을 걷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결국 계단식으로 조금씩 나아진다. 지금도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연기란 늘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연속인 것 같다
- 이쯤 되면 박훈정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려도 좋을 것 같다.
▶ 페르소나까지는 아닌 것 같다. 다른 배우분들과도 많이 작업하시더라.(웃음) 박훈정 감독님은 늘 존경하는 감독님이시고 항상 함께 하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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