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전기차 아냐? BYD PHEV 기술이라고?" [시승]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M포스트 구기성 기자] 최근 자동차 업계는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지연되면서 하이브리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제 아무리 잘 팔리던 모델도 하이브리드가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이제는 필수 파워트레인이 돼버렸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에 대한 갈증이 컸던 KG모빌리티 역시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BYD의 힘을 빌려 주력 제품인 토레스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식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겉으로 하이브리드 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공력성능을 높인 휠과 트렁크에 붙은 엠블럼만이 이름표 역할을 할 뿐이다. 폭설 시 눈이 쌓여 시야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헤드램프와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곳곳에 반영한 디자인 요소도 그대로다.

실내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하나로 묶은 대시보드 구조가 두드러진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주야간 통합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반영한 새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아테나 2.0'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내비게이션 맵 클러스터 듀얼맵 확장 기능을 담았다. 반응 속도를 비롯한 사용자 환경이 이전보다 한 세대 더 나아진 느낌이다.

'인포콘'에서 'KGM 링크'로 이름을 바꾼 커넥티드카 서비스는 모바일 원격 제어, 음성인식 제어, 홈 IoT, 실시간 길 안내 등을 지원한다. 이밖에 편의사양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앰비언트 라이트 등을 준비했다.

공간은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뒷좌석의 리클라이닝도 충분하다. 적재공간은 뒷좌석을 다 접으면 1,510ℓ까지 늘어난다. 앞좌석 뒤부터 트렁크 끝까지의 길이도 넉넉해 차박이 어렵지 않다. 트렁크 커버를 벗겨내면 고전압 배터리팩이 모습을 드러낸다. 경쟁 제품보다 큰 1.83㎾h 용량을 확보했다.

핵심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BYD의 PHE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Dual Tech Hybrid System)'이다. 직병렬 듀얼 모터를 장착해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만족한다. 엔진은 1.5ℓ 가솔린 터보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2.5㎏·m를 발휘한다. 모터는 최고 130㎾(177마력), 최대 30.6㎏·m를 제공한다. KGM은 아직 시스템 성능을 밝히지 않았다. 체감상 200마력 초반의 출력을 뽑아내는 듯 하다.

변속기는 전용으로 개발한 6단 e-DHT(efficiency-Dual motor Hybrid Transmission)다. EV 모드, HEV 모드(직병렬), 엔진 구동 모드 등 다양한 운전 모드를 지원한다. 덕분에 도심을 달릴 때 EV 모드로 94%까지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KGM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승하는 내내 엔진이 작동하는 순간은 극히 드물었다. 오르막길에서도, 급가속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고속도로에 진입해서야 스스르 엔진음이 들려오며 동력을 더한다. 진동이나 소음을 적극적으로 차단한 덕분에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회생 제동은 4단계를 지원한다. 가장 약하게 쓸 경우, 타력주행을 강조해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1단계만 높여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비는 가솔린 모델보다 41% 향상된 복합 15.7㎞/ℓ(18인치 휠 기준)를 인증 받았다. KGM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효율이다. 어느덧 더워진 날씨 탓에 에어컨을 켜며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간 시승 중에는 19.3~19.8㎞/ℓ의 효율이 표시됐다.

파워트레인도 인상적이지만 섀시 세팅도 만만치 않다. 탄탄하게 조율한 서스펜션은 토레스 라인업 중 으뜸으로 꼽을 만하다. 담백하게 충격을 지우는 쇽 업소버의 개선 덕분에 기존 토레스 가솔린 터보와 EVX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말끔히 해소된 느낌이다.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뒤쪽을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토레스가 겪고 있는 부진을 통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을 지녔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부분변경 수준의 변화를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장착한 것 이상의 상품성을 갖춰 현대자동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의 라이벌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BYD의 전기차가 부담스럽다면 KGM의 옷을 입은 토레스 하이브리드로 미리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국내 시판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완성도가 뛰어나 BYD에 대한 신뢰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3.5%)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 시 T5 3,140만원, T7 3,63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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