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키워봐서…” 아기 엄마들 폭풍 감동한다는 이 가게의 비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위해 카페를 찾은 아기 엄마들. 하지만 현실은 칭얼대는 아기를 달래느라 커피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 순간, 누군가 엄마들에게 다가옵니다.
이 카페가 칭찬받아야 하는 이유
아기를 건네받고는 ‘우쭈쭈쭈’ 능숙하게 아기를 어르는 이 남자. 카운터로 가서 ‘둥가둥가’ 한참을 놀더니 곧 옆 테이블에 앉아서 이번엔 무릎에 올려놓고 신나게 놀아줍니다. 아기를 안는 자세도 놀아주는 모습도 안정적인 이 남자, 애 아빠인 걸까요?
아닙니다. 여기는 경남 창원의 한 카페이고, 이 사람은 아기 아빠가 아니라 카페의 사장님입니다. ‘예스 키즈존’ 공지가 붙은 바로 이 카페죠.
이 말이 빈말은 아닌 게, 이 곳에서는 유모차와 씨름하는 아기엄마를 위한 최고의 서비스가 준비돼있습니다. 계단 앞에서 씨름하는 엄마들을 위한 유모차 발레파킹 서비스, 커피 한잔 마실 틈 없는 아기 엄마를 위한 아기 돌봄 서비스입니다.
박가연 히츠커피 사장님
“갓난쟁이들을 데리고 오시는 경우 엄마들이 계속 안고 서가지고 커피를 드시거나 막 이러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제가 연년생을 키워봐서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는 거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여기서는 쉬게 해드라고 싶어서”
그러니까 맛있는 커피가 식기 전에 제때 즐길 수 있도록 황률 사장님이 아기를 안고 놀아주는 겁니다. 칭얼대던 아기도 사장님 품에 안기면 편안한지 울음을 ‘뚝’ 그칩니다. 아내인 박가연 사장님이 담당하는 베이커리 공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박가연 히츠커피 사장님
“공방 안에는 저희 아이들이 와 있을 때 돗자리를 깔아놓고 놀고, 아기 손님들이 와 있고 이러면 그 아이들도 데리고 들어와서 놀고 이러거든요. 같이 풀어놓고 놀고...”
아기 엄마들을 위한 영리한 마케팅 아니냐고요? 글쎄요. 사실 이곳은 지난 여름 공공 근로 어르신에게 물을 대접한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카페입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22일 오후 2시쯤 어르신이 들어와 물 한 잔을 부탁했고, 사장님 부부는 얼음물을 대접한 뒤 쉬었다 가시라고 붙잡았는데, 어르신은 극구 사양을 했어요. 잠시 후 살펴보니 가신 줄 알았던 어르신은 카페 앞 난간에 앉아 쉬고 계셨습니다.
박가연 히츠커피 사장님
“할머니 여기 안에 들어오셔서 쉬세요.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할머니께서 자기 옷이 너무 더러워서 폐끼치는 것 같아서 안 들어오신다고...”
사장님 부부는 여러 번 권유한 끝에 어르신을 설득할 수 있었는데, 카페에 들어와 자리에 앉은 어르신은 그제야 마스크와 모자를 벗고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어때요. 이 정도면 ‘예스키즈존’만이 아니라 ‘예스실버존’까지 겸비한 모두의 공간이라고 부를만하지 않나요.
손님들은 이 카페에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는 마성의 카페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덕분에 카페 안엔 늘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하죠. 아마도 오래 전 마을 사랑방이 이런 풍경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