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거리와 밖거리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두 동의 주택.
자연과 깊이 있는 교류를 이어나가며 차분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실내 어디에서든 풍성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깊은 풍경의 스테이

‘월정리 두:집’은 소란스러운 해변에서 한 발짝 물러난 따스한 마을에 자리한다. 젊은 부부는 부모님의 고향인 이곳에 작은 스테이를 짓고 싶다고 하였다. 처음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집으로 가는 길이 매우 고즈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깊은 오르막 올레길을 지나 다다른 땅은 자연스러운 단차를 가지고 오래된 축대로 둘러싸여 있었고 이 안온함이 집에 담기길 바랐다. ‘월정리 두:집’, 그리고 ‘하월라잇’이라는 이름의 따스한 스테이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SECTION

각각의 단에 소담한 집을 한 채씩 올려두어 서로를 바라보는 주택은 제주의 안거리, 밖거리가 진화된 모습이다. 무덤덤한 조형, 그와 대비되는 투명한 벽으로 구성된 간결한 집은 아늑한 땅이기에 가능한, ‘따스하고 마음 편한 공간’이다. 두 집 사이 비워진 마당은 지금의 삶을 반영해 적절한 거리감을 두며 각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가운데 정원으로 치환되었다. 또한 두 집은 안거리의 방과 밖거리의 욕실에 내밀한 정원을 품고 있어 지내는 동안 필요에 따라 고요한 공간에 머물며 사색할 수 있다. 두 채 중에 올레길과 바로 마주한 밖거리는 짙은 색으로 마감해 제주집의 깊은 풍경을 만들고자 하였다. 윗단의 안거리는 작은 중정을 가진 밝고 투명한 집으로 계획해 시선이 뒷마당까지 흐르도록 계획하였다.

하얗게 마감된 안거리는 작은 크기의 집이지만 가운데 정원을 두어 그 표면적을 넓히고자 하였으며 마당의 크기와 실내 공간을 조율하여 옹색해 보이지 않도록 계획하였다. 내부는 우윳빛의 페인트와 화이트 오크 톤으로 마무리하여 전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을 주고자 하였다. 밖거리 집은 나지막한 처마를 둔 검은 집이다. 원룸형의 집이지만 방과 마루로 구성하여 안거리에서 바라볼 때 깊은 공간감을 느끼도록 하였고, 검은 타일과 짙은 도토리 색의 합판으로 차분하게 마감하였다. 욕실과 마주한 정원은 테두리 벽을 둘러 아늑하고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는데 한쪽 면을 유리블록으로 마감해 적당한 빛이 스미도록 하였다.

PLAN

HOUSE PLAN

건축가 이창규, 강정윤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글 이창규, 강정윤 | 사진 박영채 | 기획 조재희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9월호 / Vol.307 www.uujj.co.kr

전원속의 내 집(2024년 9월호)

저자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출판

주택문화사

정가

9,31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