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주유소’ 이름값 못했다…대구·경북 절반 이상 평균보다 비싸

서의수 기자 2026. 4. 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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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안정 참여 기준 탓에 ‘저가 안내’ 기능 한계 드러나
대구는 8곳 중 1곳만 평균 이하…소비자 혼선 우려 확대
▲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불안 속에 20일 대구 서구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2100원대를 돌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ℓ당 2002.83원을 기록했다. 권남인 기자 kni@kyongbuk.com

'착한 주유소' 제도가 대구·경북에서도 실질적인 소비자 가격 안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가격 안정에 동참한 주유소를 선정해 오피넷과 민간 앱에 연계해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대구·경북 착한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역 평균보다 비싼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한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로 선정해 인증 스티커를 부착하고, 오피넷과 내비게이션 앱 등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10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서 102곳이 선정됐다.

20일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대구·경북 착한 주유소는 모두 17곳으로, 경북 9곳, 대구 8곳이다. 이날 휘발유 평균 가격은 대구 1988.03원, 경북 1996.66원이었고, 경유 평균 가격은 대구 1979.24원, 경북 1990.54원이었다. 이를 착한 주유소 개별 판매가격과 비교한 결과 휘발유는 17곳 중 8곳, 경유도 17곳 중 8곳만 각 지역 평균보다 낮았다. 휘발유와 경유 두 유종 모두 평균 이하인 곳은 6곳으로 전체의 35.3%에 그쳤다.

경북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착한 주유소 비중이 높았지만, 이 역시 전부는 아니었다. 경북 9곳 가운데 휘발유가 지역 평균보다 낮은 곳은 6곳, 경유가 평균보다 낮은 곳도 6곳이었다. 반면 3곳은 휘발유가 평균을 웃돌았고, 경유 역시 3곳이 평균보다 비쌌다. 일부는 두 유종 모두 지역 평균보다 40~50원가량 높았다.

대구는 상황이 더 두드러졌다. 대구 8곳 가운데 휘발유가 지역 평균보다 낮은 곳은 2곳, 경유가 평균보다 낮은 곳도 2곳뿐이었다. 두 유종 모두 평균보다 낮은 곳은 1곳에 그쳤다. 나머지 상당수는 평균 수준이거나 그보다 높았고, 일부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평균보다 50원 이상 비쌌다.

지역 내 가격 편차도 컸다. 20일 오피넷 기준 휘발유 가격 범위는 대구가 1943원에서 2140원까지로 197원 차이, 경북은 1930원에서 2195원까지로 265원 차이를 보였다. 경유는 대구가 1930원에서 2130원까지 200원, 경북은 1919원에서 2185원까지 266원 차이가 났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주유소별 가격 차이가 큰 상황에서 '착한 주유소'라는 명칭만으로 저렴한 곳이라고 받아들일 경우 소비자 혼선이 생길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제도 취지가 애초에 '최저가 주유소 안내'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정부는 가격 안정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착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선정 기준도 절대 가격 수준보다는 가격 인상 억제와 시장 안정 기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출발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 선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착한'이라는 표현을 '싼 주유소'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 가격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대구·경북 사례만 놓고 봐도 착한 주유소가 곧 저렴한 주유소를 뜻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제도가 실질적인 소비자 가격 안내 기능까지 하려면 가격 변동 여부뿐 아니라 해당 시점의 절대 가격 수준, 지역 평균 대비 저렴한지 여부 등을 함께 반영하는 방향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