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증]⑤ 여전히 남는 10조 빚…관건은 결국 실적

사진 제공=한화솔루션,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에 성공해 계획대로 1조5000억원을 부채 상환에 투입하더라도 여전히 남게 될 10조원대 차입금은 계속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실적을 돌려세우지 못한다면 근본적으로 재무 부담에서 탈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에서 새로운 퀀텀점프 포인트를 찾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계획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4조9773억원으로 1년 새 17.7% 불었다. 총차입금은 2023년 9조3499억원, 2024년 12조7219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을 뺀 실질적인 부채인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18.7% 증가한 12조5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 역시 2023년 7조3918억원, 2024년 10조5376억원, 2025년 12조5068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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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계획대로 1조5000억원 가까이를 빚 갚는 데 쓰더라도 총차입금은 13조5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드는 데 그친다. 순차입금도 11조원을 웃돌아, 결국 10조원이 넘는 빚 부담은 여전히 남는 셈이다.

차입금 규모가 큰 것도 문제지만 실적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3조3331억원으로 전년보다 7.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002억원에서 3648억원으로 21.5%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615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째 적자를 이어갔다.

영업손실보다 순손실 폭이 더 크다는 건 이자 등 금융비용에서도 상당한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손익은 -4410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 폭이 더 깊어졌고 이자비용만 5394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196.3%까지 치솟으며 200%에 바짝 다가섰다. 2023년 167.1%, 2024년 183.2%에 이어 3년 새 57.9%p나 오른 수치다.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은 석유화학과 태양광 두 주력 사업이 동시에 침체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과 중동 지역의 공급 과잉으로 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으며 현재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의 합병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여천 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 50%씩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결합이 성사되면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3사가 여천NCC를 공동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태양광 사업도 경쟁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나 규모의 경제만으로는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렵고, 기술 중심의 경쟁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업계 주력 기술 또한 기존 퍼크(PERC)에서 탠덤(Tandem), 탑콘(TOPCon) 등 차세대 기술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이다. 특히 고효율·고출력 제품인 TOPCon은 기존 PERC 셀 구조를 고도화해 효율과 출력 성능을 높인 차세대 N타입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029년까지 Tandem 기술의 기가와트급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상업화를 추진해 태양광 사업의 이익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미국 태양광 제조설비 투자 과정에서 주요 사업 부문의 부진이 겹치며 외부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며 "미국 신공장의 가동 시점과 성과에 따라 향후 실적 흐름이 달라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내 일관생산체계가 구축되면 경쟁력 개선 여건이 마련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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