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부진한 성적표 불구 성장 기대감 큰 이유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에스티팜 반월공장 전경 /사진 제공=에스티팜

신약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에스티팜이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하반기부터 연이은 수주에 성공하며 성장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고려하면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38.5% 감소한 성적이다. 매출은 6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4% 늘었다. 누계 기준으로는 매출 157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각각 4.2%, 75.6%씩 줄었다.

에스티팜은 올해 전반적인 실적감소의 원인으로 해외 자회사의 부진을 꼽았다. 임상시험위탁(CRO) 사업을 하는 연결 자회사들이 올 들어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티팜은 현재 글로벌 임상시험 지연 등 업종 불황 및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조정으로 일회성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스티팜이 올 하반기 들어 잇따라 수주계약을 따내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주력 원료인 올리고핵산 공급처를 확대하면서 실적 퀀텀점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리고핵산은 리보핵산(RNA)치료제 원료로 혈액암치료제(골수이형성증후군) 등 희귀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영역으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원료의약품 수요가 늘고 있다. 에스티팜은 글로벌 3위 생산능력을 가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에스티팜은 최근 미국 바이오텍과 약 110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지난 7월 체결한 혈액암 올리고핵산치료제의 내년 공급계약분 약 385억원에 추가된 공급 계약으로 내년 납품 예상 금액은 총 495억원이다.

올 8월에는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863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하는 원료는 상업화된 고지혈증 신약으로 만들어진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리고를 원료로 하는 글로벌 RNA치료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오는 2025년 말 최종 임상 결과가 나올 심혈관질환치료제 펠라카르센, 킬로미크론혈증치료제 레자르센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에스티팜의 성장동력은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