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망 어두운데 NASA 달탐사 아르테미스 연구협약에 들뜬 한국
우주항공청(우주청)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미션'을 위한 연구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발표했다. 한국이 글로벌 달·화성 탐사에서 주요 역할을 할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아르테미스 미션을 둘러싼 기술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미 우주협력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우주 탐사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청은 30일 NASA와 아르테미스 연구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아르테미스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연구를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두 기관은 지속 가능한 달 탐사 환경 구축과 화성 탐사 준비를 위한 협력 활동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달 착륙선, 우주 통신 및 항법 시스템, 우주인 지원 도구, 우주 생명과학 및 의료 지원 도구 등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르테미스 미션은 미션 1~5로 나뉘어져 있다. 미션 1은 실제로 사람이 달에 가기 전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비행이었다. 2022년 NASA는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 로켓에 우주선 '오리온'을 달 궤도로 보내 지구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NASA는 미션 2로 오리온에 사람을 태워 달 궤도에 진입한 뒤 미션 3으로 유인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미션 4를 통해 인간이 달에 일정 기간 정주하도록 한 뒤 미션 5로 달 개발을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1년 5월 한국은 아르테미스 미션에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다. 10번째 아르테미스 미션 참여국이 됐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아르테미스 연구협약 체결은 한미 우주 협력에서 중대한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며 “우주청이 국제 우주 탐사 리더로 도약해 달과 심우주 탐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르테미스 미션이 계획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기즈모도'는 "NASA가 미션 1에서 발견된 오리온 우주선의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해 보인다"면서 계획은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보도했다.
2022년 미션 1은 성공했지만 당시 유인 우주선 오리온에 이상이 발견됐다.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시속 4만㎞의 속도와 2800℃의 고온으로부터 오리온을 지켜주는 방열판이 일부 마모되고 파손됐기 때문이다. 사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지상 테스트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방열판은 우주선에 사람을 안전히 태워 달에 보내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지난 5월 NASA 감사실은 아르테미스 미션 2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방열판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28~30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NASA 달 탐사그룹(Lunar Exploration Analysis Group) 회의'에서 로리 글레이즈 NASA 부국장 대행은 "방열판 문제가 발생한 이유를 파악했지만 그 이유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방열판 문제의 원인을 파악했다고 해도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방열판이 이미 우주선 바닥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방열판을 둘러싼 문제를 개선하려면 우주선을 분해하고 검증하는 예측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NASA는 이미 우주선과 관련된 안전 및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르테미스 미션 일정을 수차례 연기해 왔다. 복잡한 미션 중 1개가 지연되면 나머지 다음 미션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글레이즈 대행은 "2025년 9월 우주선을 발사하는 아르테미스 미션 2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미션 2까지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방열판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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