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FSD 감독형(Full Self-Driving) 승인 문제가 국회로 번졌다. 지난 10월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테슬라코리아가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FSD 테스트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안전성 검증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생산지에 따라 달라지는 FSD 이용 조건과 그 배경에 있는 법·국제 기준을 살펴봤다.
글 박재홍 기자(roadtestjhp@gmail.com)
사진 테슬라, 각 기관 제공
[기사 요약]
- 테슬라 FSD, 미국 생산 모델과 중국 생산 모델 간 차이로 국내 규제 형평성 논란
- 테슬라코리아, 정부에 정식 테스트 요청이 없다고 밝혀
- 국내 규제 검토와 운전자 감시 의무·사고 책임을 고려한 안전 기준 마련 필요

2026년 10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정감사(이후 국감)를 열었다.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FSD 감독형(Full Self-Driving, 이후 FSD)’을 공장 위치에 따라 다르게 쓸 수 있는 문제를 중요하게 다뤘다.

2025년 11월 테슬라는 미국에서 만든 모델 S와 모델 X 가운데 ‘하드웨어 4.0(Hardware 4.0, 이후 HW4)’ 컴퓨터를 쓰는 모델에 FSD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2026년 7월에는 ‘하드웨어 3.0(Hardware 3.0, 이후 HW3)’ 컴퓨터를 쓰는 미국 생산 모델 3와 모델 Y에 FSD 라이트(Lite)를 배포했다.

미국에서 만든 테슬라 모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이후 FTA)의 자동차 안전기준 상호인정 특례와 관련이 있다.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을 따르는 미국에서 만든 차는 국내 안전기준 인증을 받지 않아도 한국에 팔 수 있다.

반면 국내에 들어오는 테슬라 대부분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3(Gigafactory 3)’에서 만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8월 국내에서 팔린 테슬라 가운데 약 95%가 중국 생산 모델 3와 모델 Y다. 같은 브랜드라도 만든 위치가 다르면 FSD를 쓸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DCAS는 FSD 국내 도입의 열쇠가 맞을까

지난 7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후 과방위)’ 위원장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이후 UNECE)’가 정한 국제 자동차 안전 규정 ‘UN R171’에 발맞추어, 운전자 제어 보조장치에 대한 기준을 한국에 마련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UNECE 회원국은 아니다. 하지만 UN R171을 비롯한 국제 자동차 안전 규칙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협약국이다. UN R171은 ‘DCAS’를 다루는 법안. DCAS는 운전자 제어 보조 시스템(Driver Control Assistance Systems)의 줄임말이다.

2024년 등장한 초기 기준은 주로 중앙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에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다뤘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 땐 상태로 시스템이 차선을 바꾸거나 추월하는 기능을 허가한다. 2026 6월 개정안을 통과했다. 개정안은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시내 및 일반 도로까지 범위를 넓힌 규칙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국감에서 DCAS 규정이 테슬라 FSD를 포함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감에 출석한 박준형 국토교통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자율주행의 경우 제작사가 사고 시 책임져야 하지만 테슬라 FSD는 운전자가 책임지는 정책이라 국제기준이 담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테슬라, 검증 절차 두고 엇갈린 입장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국감에서 “국토부에 정식으로 FSD 테스트를 요청한 바 없다”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정식 시험 요청이 아닌 제안은 있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장종태 의원실 자료에는 테슬라코리아가 과거 실증 검증과 시험차 제공을 제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제 전문지 <블로터(bloter)>는 “테슬라코리아가 2025년 11월과 2026년 7월 두 차례 관련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국토교통부는 테슬라의 정식 신청과 국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코리아는 구체적인 제도와 가이드라인이 생기면 검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14조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외국 안전기준을 쓸 수 있는 특례 조항이 이미 있다. 다만 이 조항을 FSD 검증에 쓸 수 있는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테슬라코리아 서 대표는 “제도를 마련한다면 국토부와 협력해 적극 검증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종태 의원은 “국토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쓰는 FSD의 안전성 검증을 시작하고 자동차규칙 특례를 받을 수 있는지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26년 10월 23일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열 예정이다.
유럽도 FSD 승인 놓고 논의 중

테슬라는 유럽에서 FSD 이름도 바꿨다. 2026년 10월 6일 독일 연방교통부는 ‘Full Self-Driving’이라는 이름이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이라는 오해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10월 9일부터 유럽에서 ‘테슬라 어시스티드 드라이빙(Tesla Assisted Driving)’이라는 이름 쓰기 시작했다.

2026년 10월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네덜란드를 포함한 8개 나라가 FSD를 승인했다. EU 차원의 승인 투표는 10월에 있을 예정이었다. 투표는 12월 이후로 미뤄졌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안전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추가 검증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국내에서도 FSD를 둘러싼 혼선을 줄이려면 안전성 검증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다만 도입 속도만 앞세우기보다 검증이 먼저다. 국토교통부가 종합감사에서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앞으로 중국에서 만든 테슬라들도 FSD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