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박 터지는 경쟁이 펼쳐지는 중형 SUV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르노 그랑 콜레오스. 중국차 기반 페이스리프트 모델 논란, 공개 초기 남성 혐오 마케팅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존 강자인 쏘렌토, 싼타페 등을 견제하고 있다. 지금은 르노코리아의 실적을 견인하는 베스트셀러로 거듭났다.
어느덧 출시 후 1년이 지났는데, 호평 위주였던 시장 반응과 달리 중고차 시세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못지않은 감가가 이뤄져 차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고. 실제로 어느 정도 선에서 거래되는지, 이 같은 시세가 형성된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제 고작 1년 지났는데
벌써 천만 원이 날아갔다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25년형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아이코닉 매물이 3,18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사양의 신차 가격은 4,152만 원. 누적 주행 거리가 8,815km로 아직 네 자릿수이며, 사고 이력이 없음에도 972만 원으로 천만 원에 가까운 감가가 적용된 것이다.
물론 단순 교환 등 보험 이력이 있는 만큼 완전 무사고는 아니지만, 보험 이력이 아예 없는 매물도 3,398만 원~3,481만 원이 평균적인 거래 가격인 만큼 감가율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신차 판매량은 분명 높은 축에 속하는데, 고작 1년도 지나지 않아 시세가 이렇게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감가 원인은 브랜드 파워
쏘렌토 대적하긴 버겁다
그랑 콜레오스는 올해 1~7월 기준 2만 6,139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국산 SUV 카테고리에서 10위권 내에 해당하는 성적인데, 중견 3사 중에서는 유일하다고. 하지만 이는 차량 완성도 자체보다는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의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그랑 콜레오스가 많이 팔리긴 했지만 20년 넘게 베스트 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싼타페, 쏘렌토만큼의 감가 방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의 한계를 최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삼성차 시절부터 현재까지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현대차, 기아와 비교하면 브랜드 파워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블루핸즈, 오토큐 등 공식 서비스 센터가 전국 곳곳에 마련된 현대차그룹과 달리 서비스 네트워크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단점이다.


시간 지나면 안정될 수도
신차 구매 전 고려할 것은?
하지만 이제 겨우 출시 1년가량 지난 만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본다면 시세 안정화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르노코리아는 중고차 감가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고자 일정 기간 후 차량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잔가율을 보장해 주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따라서 그랑 콜레오스 신차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기간 큰 폭의 감가에도 개의치 않으려면 우선 오래 탈 각오로 구매해야 한다. 2~3년 정도 타다가 다른 차로 건너갈 계획이라면 손실이 클 것이다. 브랜드 가치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타입인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