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의 그늘, 노인의 집은 어디인가] 생활 밀착 돌봄에 주거복지…집에서 생 마감하는 노인

최우은 2024. 11. 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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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00년 개호보험 제도 도입
65세 이상 의무 가입 이용부담률 10%
요양원·재활치료·운동 프로그램 등
거주지 인근 필수 돌봄서비스 제공
보험 연계 노인거주시설 적극 지원
‘서비스 제공형 고령자 주택’ 급성장
운영·이용자 재정 지원 업계 발전 한몫
선택의 폭 확장 고급 개호주택 인기

1 프롤로그- 강원 노인세대 양극화 심화 우려
2 늘어나는 도내 요양시설, 빈곤노인 돌봄 대안 되나
3 20년 앞선 일본의 노인주거 복지 현황
4 중산층 겨냥 일본의 노인 정책, 양극화 좁힌다
5 강원형 고령자 주거복지·요양정책 방향은

 

 

65세 인구가 총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일본은 2006년, 우리보다 19년 먼저 초고령사회에 도달했다. 고령화 정도를 나누는 기준은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에 따라 고령화사회(7~14%), 고령사회(14~20%), 초고령사회(20% 이상)로 구분된다.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1994년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06년 초고령사회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바뀌는데 24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대한민국은 17년으로 그 주기가 더 짧다. 이어 일본은 12년 뒤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한국은 8년 만인 2025년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진입은 일본이 앞섰지만, 고령화 시계는 한국이 훨씬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강원특별자치도는 2009년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20년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왔다. 고령화의 초침이 빠르게 흘러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더욱 시급해졌다. 일본이 겪어온 고령화 대응 과정을 복지정책과 주거 인프라 중심으로 살펴 강원이 준비해야 할 맞춤형 대안을 모색한다.

▲ 베네세스타일케어의 ‘베네세 아리아 다카라즈카’공원·입구·기능 훈련실·화장실·실내 모습.

■일본의 개호보험, 고령화 사회 선도적 해법

일본의 노인 주거 환경은 ‘개호보험’ 시행 전후로 나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개호보험 시행 이전인 1998년 전국에 288개 존재하던 시설은 지난해 2만 5634개로 25년 만에 무려 8800%나 증가했다.

개호보험은 2000년 도입된 제도로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 중 하나다. 일본은 노인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필수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과 40세 이상의 특정 질병(치매, 중풍 등)을 앓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개호보험은 의무 가입을 원칙으로 하며, 65세 이상은 보험료 면제 혹은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또 고소득자는 보험료를 더 많이 부담하는 차등 방식이 특징이다.

▲ 베네세스타일케어의 ‘베네세 아리아 다카라즈카’입구.

이에 따라 일본 노인들은 요양원과 같은 전문 돌봄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돌봄, 일상 생활 지원, 재활 치료 및 운동 프로그램 등 서비스를 10%의 이용료만 내면 이용 가능해져 접근성 측면에서 훨씬 용이해졌다. 나머지 90%의 재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조달한다. 중앙 정부가 전체 비용의 약 50~60%를, 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할 때 시설에 입주해 장기요양 등급을 받게 되면, 재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 범위가 제한적이다. 또 1~2등급의 심각한 상태의 질병 혹은 치매를 앓게 되면 기존에 살던 곳이 아닌,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옮겨야만 한다. 이같은 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최근 대한노인회가 ‘재가 임종제도’ 도입 필요성을 공식 제기하기도 했다. 재가 도우미 등 지원을 늘려 병원이나 요양원이 아닌 자택에서 보다 편안하게 가족들과 함께 임종을 맞도록 돕는 제도여서 향후 논의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은 “일본의 노인들이 익숙한 곳에서 계속 생활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며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도 큰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 베네세스타일케어의 ‘베네세 아리아 다카라즈카’기능 훈련실

■ 정부의 지원으로 급성장한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

2011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등장한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은 노인주택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일본은 고령자용 주택에 대한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건축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시작, 신축 건물에 대해서는 10분의 1을 지원했으며 개보수의 경우 3분의 1 이상을 지원했다. 취득세와 재산세 등 세제 혜택도 부여했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2012년 9월 2245개였던 시설수는 올해 8월 8307개까지 6062개 증가했으며 앞으로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일본의 노인주거시설은 크게 유료노인홈(우리나라 ‘실버타운’과 유사한 개념)과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으로 나뉘게 됐다. 두 유형의 큰 차이는 주무부처다. 서비스제공 고령자주택의 경우 국토교통성과 후생노동성이 맡고, 유료노인홈은 후생노동성이 담당하고 있다.

▲ 베네세스타일케어의 ‘베네세 아리아 다카라즈카’화장실.

형태도 다르다. 유료노인홈의 경우 필요한 식사 제공, 개호 서비스 제공, 가사, 건강관리 중 1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반면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의 경우 안부확인과 생활상담만 필수이며 나머지는 모두 개별 계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두 유형의 공통점은 모두 개호보험과의 연계, 재정적인 뒷받침으로 운영자에게는 운영의 안정을, 이용자에게는 비용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고탄다 지역에서 만난 유스키 기무라 기업 학연(GAKKEN) 이사는 일본의 노인주택정책에 대해 “정부에서 지원을 시작하면서 개호 업계가 개편, 많은 기업들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중산층이 가장 많은 일본 인구 특성상 정부는 아직도 지원이 모자라다는 생각으로 지원을 늘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베네세스타일케어의 ‘베네세 아리아 다카라즈카’실내 모습.

■양질의 서비스, 다양한 노인층에게

교육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해오던 일본의 베네세스타일케어는 1995년 본격적으로 개호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0년 남짓. 현재 전국에 364개의 사업장을 두고 있다. 수많은 시설들은 아리아(최고급형), 그라니&그란다, 본세쥬르, 쿠라라, 마도카, 코코치(보급형), 리레(서비스제공 고령자주택) 등 비용과 개호 필요 정도, 서비스 형태 등에 따라 7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그중 2021년 9월 설립된 베네세 아리아 다카라즈카는 유럽을 연상케 하는 고급 주택으로 최고급형에 해당된다. 액티브 시니어부터 치매·장애 등 몸이 불편한 이들까지 모두 입주할 수 있다. 모든 객실은 1·2인실로 구성돼 있어 개인적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24시간 의료케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입주를 하기 위해 한 번에 내는 금액은 최대 7295만 엔. 환산하면 약 7억 6000만 원이다. 입주 후에는 월세와 관리비, 식비를 포함해 매달 43만 7250엔(약 400만 원)을 내야 한다. 이때 입주일시금은 우리나라의 보증금 개념처럼 다시 돌려받는 것이 아닌, 상각 방식으로 5년이 되면 모두 상각된다. 이처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준 입소 인원이 마감, 입주 대기를 받고 있다.

베네세스타일케어는 이외에도 ‘입주금 0엔 플랜’ 등 다양한 요금대를 마련, 중산층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최우은

※이 기사는 ‘2024강원도지역언론발전지원사업’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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