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김정미·김추자…‘폭싹 속았수다’ 옛 노래로 되살린 그 시절 감성

김민제 기자 2025. 3. 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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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제주, 유채꽃으로 밭이 노랗게 물들었다.

애순은 그런 관식을 보며 '먹을 것만 챙겨주고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른다'며 투덜대는데, 이때 관식이 덥석 호주머니 속 애순의 손을 잡는다.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에 태어난 애순의 일생을 그린 드라마로, 1960∼80년대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노래들이 곳곳에 삽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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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1960년대 제주, 유채꽃으로 밭이 노랗게 물들었다. 교복을 입은 애순(아이유)과 체육복을 입은 관식(박보검)이 유채꽃밭을 걷는다. 애순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관식의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있다. 관식은 멋쩍은지 자기 옷자락을 쥐고 먼 곳을 바라본다. 애순은 그런 관식을 보며 ‘먹을 것만 챙겨주고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른다’며 투덜대는데, 이때 관식이 덥석 호주머니 속 애순의 손을 잡는다. 이어 둘은 서툴게 입을 맞추고, 그 순간 밴드 산울림의 노래 ‘너의 의미’(1984)가 흘러나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2화 ‘요망진 첫사랑’의 한 장면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에 태어난 애순의 일생을 그린 드라마로, 1960∼80년대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노래들이 곳곳에 삽입돼 있다. 시청자들은 음악 덕분에 그 시대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며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드라마 오프닝 곡은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 만들고 가수 김정미가 부른 ‘봄’(1973)이다. “빨갛게 꽃이 피는 곳/ 봄바람 불어서 오면/ 노랑나비 훨훨 날아서/ 그곳에 나래 접누나”라는 가사가 인생의 봄에서 시작해 여름·가을·겨울을 보여주는 드라마와 어우러진다. 극 중간에서도 옛 노래들을 만날 수 있다. 노년이 된 애순(문소리)이 그림 그리는 장면에 비틀스의 ‘예스터데이’(1965)가 깔렸고, 애순과 관식이 고등학생이 돼 시장에서 장사하는 장면에선 양희은의 ‘나도 몰래’(1973)가 흘러나왔다. 관식의 엄마 계옥이 야반도주한 애순과 관식을 잡으러 가는 장면에는 김정미의 ‘바람’(1973)이, 애순과 관식이 부산으로 야반도주했다가 제주도로 다시 돌아오는 장면에는 김추자의 ‘소문났네’(1971)가 삽입됐다.

김정미의 ‘봄’이 실린 1973년 앨범 ‘나우’. 한국음반산업협회(RIAK) 제공

이밖에도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1966), 장덕의 ‘얘얘’(1988), 원플러스원의 ‘당신의 모든 것을’(1973), 조용필의 ‘단발머리’(1979), 서유석의 ‘선녀’(1973), 푸른하늘의 ‘자아도취’(1992) 등 당대 인기곡들이 흘러나온다. 이런 음악 작업에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에서 김원석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박성일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시청자들은 탄탄한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더해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음악이 몰입감을 높인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윤복희의 신문 기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올드팝,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하는 요소”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처음 드라마 인트로 부분이랑 중간에 나오는 음악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이키델릭 여제 김정미님의 ‘봄’이라는 노래가 나오더라. 노래 가사가 참 좋은데 드라마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썼다. 유튜브에는 ‘폭싹 속았수다’ 음악을 한데 모은 플레이리스트 영상도 올라와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 14일 2막에 해당하는 5∼8화를 공개했다. 부모가 된 애순과 관식은 싱그러운 동시에 잔혹하기도 한 인생의 여름을 살아낸다. 비로소 안정된 살림을 꾸리며 행복을 누리던 애순과 관식은 어린 자식을 갑작스럽게 잃고 무너졌다가 그럼에도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말처럼 남은 자식을 위해 다시 일어선다. 3막인 9∼12화는 오는 21일 공개된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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