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 업계가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 속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하나카드의 경영 성과에 눈길이 쏠린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 3단계, 금융기술(핀테크) 기업들의 진출 등 이른바 '삼중고'에 직면했지만 하나카드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취임 첫 해를 보내는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은 하나은행 재직 시절 외환사업·법인영업 등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트래블로그, 법인카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18일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이용 금액 점유율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가운데 7위였다.
하지만 수익성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546억원으로 카드사 중 5위를 기록했다. 바로 아래 순위인 BC카드와의 격차는 200억원 이상인 반면 4위인 현대카드와의 차이는 68억원에 그쳤다.
이는 하나카드가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내실 경영에 집중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상품 전략,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고객의 충성도를 높였다. 아울러 효율적 비용 관리, 수익 구조 다변화도 추진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카드 '제이드'를 활용해 연회비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연회비가 최대 100만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이에 걸맞 차별화된 혜택을 마련해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하나카드의 1분기 연회비수익은 296억원으로 1년 전(239억원)과 비교해 23.8% 증가했다.
성 사장은 해외여행 특화서비스인 트래블로그의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며 카드사들의 트래블카드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여행 특화 브랜드 선도사로서 고객의 여행 전반을 돌보는 '모두의 트래블로그'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 안에 트래블로그 가입자를 1000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당 서비스를 무료환전 카드에서 종합여행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트래블로그여행적금·해외여행자보험 등의 상품도 출시했다. 고객들에게 여행 상품을 안내하는 트래블버킷 기능도 탑재했다.
트래블로그는 팬데믹이던 2022년 출시됐다. 수수료 없이 환전을 해주는 서비스를 내세워 트래블카드 시장을 선점했다. 올 4월에는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하나카드의 개인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1조162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857억원)과 비교하면 17.9% 증가했다. 점유율은 45%를 기록하며 28개월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최근 트래블로그의 누적 환전액이 4조원을 넘겼다.

하나카드는 법인카드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5월 누적 기준 법인 신용카드 이용 금액(구매전용카드 제외)을 살펴보면 하나카드가 7조650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국민카드와의 차이는 399억원이다. 구매전용카드는 계열사 거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아 카드사가 얻는 이익이 매우 적다.
성 사장은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던 일본법인 하나카드페이먼트의 사업 정상화도 추진한다. 라이선스 취득 등의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이르면 올 3분기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카드페이먼트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및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2017년 설립됐다. 중국인이 일본에서 위챗페이를 사용하면 대금 지급을 대행하는 업무를 수행했으나 2020년 위챗페이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적자 전환했다.
성 사장은 최근 두 번째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소규모로 진행된 만큼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한편,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하나카드는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법인영업과 디지털·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3그룹 14본부 체제를 3그룹 11본부로 축소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손님을 대하는 진심의 마음으로 모든 구성원과 리더들이 협력하여 하나의 목표로 달려 나갈 것"이라며 "잘하는 영역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시장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