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파리계 최강 능력자

요 근래 부쩍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해충이 있으니 ‘벼룩파리’다. 붉은 눈의 초파리와 비교하자면 눈이 검고 더 작고 민첩하며 사람에게 달려들기까지 하는 이 녀석. 그래서 ‘해충계의 6각형 능력치 만랩’ ‘벼룩파리가 모기보다 더 화난다’ 등 원성이 자자하다. 박멸하려다 실패했다는 인증은 부지기수. 유튜브 댓글로 ‘벼룩파리는 정말로 퇴치가 불가능한 건가요?’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멸이 불가능하지는 않은데 핵심은 집 안에 들어온 한두 마리를 잡느라 힘을 빼기보다 집을 깨끗이 청소해 번식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한 번 알까기 시작하면 일주일 내내 100마리 넘는 벼룩파리를 잡아야 할 지도 모른다.

벼룩파리의 박멸 방법을 설명하기 앞서 왜 벼룩파리가 날파리계의 슈퍼 악질이라는 소리를 듣는지 초파리와 비교해보자. 벼룩파리를 초파리와 구별하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둘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첫째, 벼룩파리는 초파리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서 인간이 집에 설치한 방충망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하다.

김재근 고구려대 곤충산업복지과 교수
"초파리는 보통 2~5㎜. 벼룩파리는 그보다 더 작은 사이즈(0.4~5㎜). 방충망의 좁은 공간으로도 들어올 수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정집의 평범한 방충망 구멍 1개 넓이는 1㎜ 정도. 딱 작은 벼룩파리가 들어올 만한 크기다. 또 방충망 하단을 보면 물이 차지 말라고 만들어놓은 배수 구멍이 있는데 여길 안 막으면 더 쉽게 들어온다. 해충 방제 기업 세스코의 설명을 들어보자.

채민영 세스코 이물분석팀장
"벼룩파리는 개체 자체가 워낙 작다 보니까 창틀에 있는 배수 구멍 있잖아요. 그런 데를 통해서도 충분히 유입될 수 있어요”

둘째, 초파리는 과일을 먹어야만 생기는데 벼룩파리는 음식 쓰레기 같은 유기물만 있으면 생긴다. 그러니 과일 껍질 제때 버리는 부지런한 집에도, 과일을 잘 안 먹는 자취생 집에도 벼룩파리는 쉽게 발견된다.

김재근 고구려대 곤충산업복지과 교수
“초파리는 과일이나 과일 향을 좋아하고… 반면에 벼룩파리는 유기성 음식 폐기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저분한 곳에서 벼룩파리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셋째, 벼룩파리는 초파리보다 사람을 좋아해(응??) 마구 달려든다. 

김재근 고구려대 곤충산업복지과 교수
"사람이 내는 이산화탄소를 선호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상당히 귀찮게 다가와서 날아다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좋아하다못해 사람을 물기까지 한다. 물론 균을 옮기니까 비위생적이다.

김재근 고구려대 곤충산업복지과 교수
"벼룩파리가 입 구조가 뾰족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사람을 찌르듯이 공격을 하기 때문에/사람의 피부에 흔적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파리의 몸에는 잔털이 많기 때문에 지저분한 곳에 다니면서 균들이 묻어서 사람에게 접촉해서 이차적 감염 발생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럼 벼룩파리를 완전 퇴치하는 건 불가능한 걸까. 전문가들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핵심은 서식처 그러니까 벼룩파리가 생길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없애는 거다.

채민영 세스코 이물분석팀장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것들은 제거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벼룩파리를 없앨 수 있을까.

채민영 세스코 이물분석팀장
"벼룩파리에 대한 서식처가 없어야지만… 세대가 이어지지 않고요… 벼룩파리 자체는 습기가 있는 유기물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대부분 다 발생할 수 있어요. 화장실 배관에서도… 화분에 고인 물에서도 싱크대 배관 속에 있는 물 때… 그런 것들을 제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건조한 환경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싱크대든 화장실이든 쓰레기통이든 습한 유기물, 특히 물때를 제거해야 벼룩파리가 서식하지 않는다는 것. 이게 쉬워보여도 굉장히 어려운 건데 하수구 거름망 같은 것도 꺼내서 주기적으로 씻어줘야 안 생긴다는 얘기다. 참고로 세스코 이물분석팀장님 집에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가끔 벼룩파리가 생긴다고 한다.

채민영 세스코 이물분석팀장
"저희 집도 화장실 청소를 조금 안 한다 하면 한두 마리씩 나오거든요…”

정리하자면 벼룩파리는 세스코 팀장님 집에도 감히 발생할 만큼 눈치 없는 녀석이지만 집안 곳곳 물때와 유기물을 잘 없애면 퇴치가 가능하다는 것. 특히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한 마리에 연연하기보다 서식처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세스코 팀장은 강조했다.

채민영 세스코 이물분석팀장
"단순히 눈에 보이는 개체를 성충들을 약으로 제거하는 것보다는 개체들이 (집) 안에서 더 이상 번식할 수 없게끔 서식처 제거 청소 활동을 잘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긴장을 늦추는 순간 사라졌다고 믿었던 벼룩파리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으니 늘 조심~ 당신도 취재를 의뢰하고 싶다면 댓글로 의뢰하시라. 지금은 “10년 후 사라진다는 직업은 정말로 사라졌는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 중이다. 구독하고 알람 설정하면 조만간 취재결과가 올라올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