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회계법인 연봉 격차 더 벌어졌다… 삼일-안진, 6700만원 차이
삼일·삼정·한영·안진 등 4대 회계법인 사이에 연봉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은 삼일회계법인과 가장 적은 안진회계법인의 1인당 연봉 격차는 6720만원으로, 2년 만에 3000만원 넘게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불황 속에 대형사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삼일회계법인의 2023회계연도(2023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계감사·세무자문·경영자문·기타 직원 4100명의 총보수는 7459억원으로, 1인당으로 계산하면 평균 1억8193만원씩 받았다. 삼일은 4대 회계법인 중 임직원 1인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평균 임금이 높은 곳은 삼정회계법인이었다. 삼정 직원 4319명은 1인당 평균 1억3162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한영회계법인의 직원 수는 2308명으로 4대 법인 중 가장 적지만, 평균 임금은 1억2616만원으로 3위였다. 빅4 중 보수가 가장 낮은 곳은 안진회계법인으로, 직원 2751명이 평균 1억1473만원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4대 회계법인 안에서도 1인당 평균 연봉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1회계연도(2021년 7월 1일~2022년 6월 30일) 삼일과 안진의 격차는 3666만원이었다. 이 임금 차이는 1년 뒤엔 5800만원, 그리고 올해엔 6720만원으로 벌어졌다.
대표이사 임금도 두 배 넘게 차이가 났다. 이들 중 ‘연봉킹’은 삼정의 김교태 대표로, 29억92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윤훈수 삼일 대표가 25억1400만원을, 박용근 한영 대표가 18억9000만원을 받았다. 홍종성 안진 대표의 임금은 12억2307만원이었다.
4대 회계법인은 그동안 인력 유치를 위해 회계사들의 연봉을 올려왔다. 회계법인은 감사·재무자문·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익을 낸다. 2018년 11월 ‘신(新) 외감법’ 도입 이후 감사업무의 중요도와 수익성이 급증하면서 인재 유치를 위한 유인책으로서 임금 인상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일거리가 대폭 줄어들었고, 4대 회계법인 사이에도 실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삼일은 2023 회계연도에 회계법인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결산한 삼정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852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영 매출은 7828억원으로 전년보다 2.57% 감소했다. 5월 결산법인 안진회계법인은 6157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거래자문 등 컨설팅 성과가 희비를 갈랐다.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의 숫자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그간 성장을 이끌어오던 인수합병(M&A) 시장이 둔화된 탓이다. M&A 딜 건수와 규모가 꺾였고 컨설팅 수요도 감소했다. 이에 대형사들이 예전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1000억원 이하의 작은 딜에도 모조리 뛰어들면서 4대 회계법인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규 채용 규모만 봐도 삼일·삼정이 한영·안진보다 세 배 더 많이 뽑았다“면서 ”여기에 시험 수석 합격자와 최연소 합격자는 모두 삼일을 택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실제로 각 회계법인의 인력 규모도 차이가 커지고 있다. 삼일과 삼정의 임직원 수는 각각 4100명, 4319명에 달한다. 이에 비해 한영과 안진의 경우 각각 2308명, 2751명으로 절반에 그친다. 이들 법인 중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삼정과 가장 적은 한영의 차이는 2년 전 1730명에서 2011명으로 16.2% 증가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산업은 ‘사람 장사’인데 이러다 ‘빅 4′가 아닌 ‘빅 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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