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악용 사례 잇따라… 개발한 기업조차 통제에 한계 [심층기획-‘챗GPT’ 등장 1년]
저작권 침해·개인정보 무단사용 소송전
합성누드사진 유포 등 범죄피해도 속출
개발사들 레드팀 가동해 보완 나섰지만
역할규정 어렵고 테스트서 놓칠 수 있어
미국인 52% “기대보다 우려 크다” 응답
67%가 “충분히 규제하지 못할 것” 전망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는 지난 3월 출시된 GPT-4를 출시하기 약 6개월 전부터 50여명의 학자 및 전문가를 고용, 기술 검증을 위한 ‘레드팀’을 운영했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케냐 등 각국에서 학계 전문가, 교사, 변호사, 위험 분석가, 보안 연구원 등을 고용해 챗GPT를 테스트한 것이다.


AI 기술을 미래 인류 생태계를 바꿀 획기적인 기회로 여기는 주도 기업에서조차 한계를 지을 수 없이 무한 확장이 가능한 관련 기술 발전에 대한 우려가 크고, 그 우려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한 내용이라 파장이 컸다. 이처럼 AI 기술은 분명 인간에 도움이 될 소재이지만 그 활용 과정에서의 악용·부작용 빈발과 이런 결점의 무한 확장 가능성에 대한 통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AI 기술로 만들어진 딥페이크 영상이나 사진 기술 등으로 인한 범죄 피해도 이어진다. 이달 초 미국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AI 기술을 활용, 여학생들의 합성 누드 사진이 퍼지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한 학생이 온라인에서 찾은 여학생 사진으로 AI 기반 웹사이트를 통해 누드 사진을 만들고 다른 학생들과 그룹 채팅을 통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인공지능윤리정책포럼 위원장)는 세계 주요국이 관련 규제 움직임에 나선 데 대해 어느 정도의 예방 효과와 책임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다만 “법적 규제를 피한 악용은 여전히 존재할 수 있고 사전 차단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증이 새로운 글로벌 규제이자 표준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AI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윤리·안전기준을 만족할 경우 이를 인증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요국의 AI 기술 단속 움직임의 성과는 아직 가시적이지 않다. 이제 논의 시작 단계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최근에 미국과 한국, 중국, 영국 등 28개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 1일 영국에서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를 열고 AI 기술 안전에 관한 내용이 담긴 ‘블레츨리 선언’에 서명했다. 선언문은 “AI 기술로 인해 고의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심각하고 심지어 재앙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막기 위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그야말로 선언적인 내용으로 발표됐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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