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신지애, 日상금 새역사 쓴다

13일 열린 ‘제10회 광주컨트리·신지애 주니어 골프대회’ 시상식에 참가한 신지애 프로골퍼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시즌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골프지존 신지애(36)가 통산 최다 상금 신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지애는 13일 기준 JLPGA 투어 298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13억7142만9405엔(한화 124억5120만원)을 획득했다. 일본 통산 상금 1위 후도 유리(13억7262만382엔·495경기)와는 불과 119만977엔(1081만원) 차이다.

당초 신지애는 지난 9월 29일 끝난 일본여자오픈에서 3위 이상 기록 시 JLPGA 투어 통산 최다 상금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대회 2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오르며 기대를 받았지만, 경기 후반 순위가 밀렸다. 결국 아쉽게 공동 11위로 마감하며 최다 상금 신기록은 연기됐다. 또 일본 메이저 대회 3개(JLPGA 챔피언십 리코컵·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JLPGA 챔피언십 코니카 마놀타컵)를 점령했던 신지애는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 또한 다음으로 미뤘다.

신지애는 “그동안 일본여자오픈에서 세 번을 2위로 끝내면서 우승이 없었다. 일본에서 가장 명예있는 대회이자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 아쉽긴 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아직 (목표가)남아있다는게 저에게 계속 자극을 준다. 올해는 좋은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다 상금 기록은 올해 안으로 갈아치워 질 예정이다.

신지애는 최근 일본 자바현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제40회 이토엔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1억엔)에서 11언더파 205타를 쳐 공동 4위를 기록. 상금 430만엔(한화 5700만원)을 획득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현재 JLPGA 투어에는 2개 대회가 남았다. 14~17일 열리는 다이오 페이퍼 엘레 에르 레이디스 오픈과 21~24일 열리는 시즌 최종전인 JLPGA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이다.

신지애는 다이오 페이퍼 엘레 에르 레이디스 오픈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12~13일 한국에서 열린 광주컨트리·신지애 주니어 토너먼트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리코컵에서 기록 달성을 노린다.

JLPGA 투어 최다 상금 돌파는 그 의미가 깊다. 한국과 미국 무대를 점령했었던 신지애는 이 기록으로 JLPGA 투어 역대 최고 선수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더욱이 현재 최다 상금 1위 후도 유리는 일본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통산 50승을 거둔 JLPGA 투어의 전설을 넘어서게 된다면 말 그대로 길이 남을 새역사를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신지애는 “스폰서들이 적극 후원하면서 많은 대회가 유지됐고, 그 덕분에 이런(상금왕 등) 기록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제가 가는 길이 후배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다. 기록들 또한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초반에 너무 달렸다. 시즌 막바지가 돼서야 숨이 트이고 힘이 풀어진다”며 “그 덕분에 최근 열린 이토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 이 느낌을 잘 유지해서 시즌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전했다.

한편 19년째 프로 무대를 누비고 있는 신지애는 지난 2006년 프로에 입문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0승을 달성하며 한국 무대를 평정한 레전드다. 2008년엔 세계 4대 투어인 LPGA·JLPGA·KLPGA·유럽여자골프(LET) 대회에서 한해에 모두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골퍼로 기록됐다.

이어 2009년 미국에 진출한 신지애는 LPGA 투어에서도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통산 11승을 획득했다. 2010년에는 한국 선수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무대를 노크한 이후에는 현재까지 28승을 기록, LET 투어 3승과 아시아·대만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각 1승씩을 거둬 프로통산 64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남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우승 횟수다.

‘일본투어 상금왕’ 달성을 목전에 둔 신지애는 JLPGA투어 영구시드 획득 또한 노린다. 남은 우승 횟수는 단 2승이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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