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초1' 수준 현대인 문해력…원인과 개선책은?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현대인의 문해력 논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후 공고'라는 말을 '추후 공업고등학교'로 받아들이는 게시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지역과 계층 간의 소통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대응 방안은 없는 건지 한양대 국어교육과 조병영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최근에 청소년들뿐만이 아니고 성인들까지 문해력 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대인의 문해력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이제 앞에서 아나운서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 예가 문해력이 정말 떨어져서 이제 그런 일이 생긴 건지는 좀 생각을 해보기는 해야 하는데, 어찌 됐든 사람들이 느끼기에 모르는 단어들도 많고 그다음에 의사소통이 잘 안 되고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쓰는 일 그다음에 언어를 다루는 일에 조금 소홀해진 게 아닌가, 그러니까 한 번 더 생각하고 맥락을 파악해서 그 안에서 자기가 모르거나 낯선 말도 조금 이게 어떤 의미일까 혹은 모르면 찾아보고 이런 일들을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한 번 눈에 보이고 바로 판단하고 바로 어떤 의견들을 일들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것들이 문해력 저하, 문해력이 떨어졌다 이런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네 언어를 다루는 데 조금 미숙해진 측면이 있다.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
서현아 앵커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디지털 세상에 짧은 콘텐츠들 숏츠나 숏폼이 많이 돌고 있는데 이런 영향도 있다고 보십니까?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그런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아요.
왜 그러냐 하면 숏폼이나 숏츠 같은 경우는 그 내용이 매우 직관적이고 그다음에 직접적이고 최대한 압축된 정보가 들어 있고 그다음에 조금 더 자극적이거나 이런 것들이 많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것들은 이렇게 한눈에 흘려보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우리가 문해력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언어나 상징기호를 통해서 의미를 만들어내고 생각을 하는 일이고 그런 능력이기 때문에 숏츠나 숏폼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그런 것들을 많이 일상적으로 여러 번 높은 빈도로 경험하게 되면서 그런 방식의 훑어 읽기나 대강 읽기의 것들이 습관화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최근에 우려가 되는 조사 결과가 하나 나와서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제4차 성인 문해 능력 조사 결과, 이게 해마다 하는 것 같은데 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1~2학년 학습의 필요 수준을 겪고 있는 성인들이 14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성인 가운데 100만 명이 넘는 숫자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문해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도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이게 성인문해력 조사 같은 경우에는 등급을 한 4등급으로 나누고 있어요.
그리고 1, 2, 3, 4등급이고 4등급의 수준이라는 것은 중학교를 졸업하면 이해하고 풀 수 있는 글, 문제 이런 것들이고 1, 2 수준이라는 것은 글자나 단어 문장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말씀하신 추정 인구 140만 명 정도는 아마도 조사자의 한 3.3% 정도 되는 비율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비율이 사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낮은 거예요.
사실 우리는 잘 읽고 있는 건데, 중요한 거는 많은 분들이 60세 비문해자 1, 2 수준에 있는 비문해자의 한 50% 이상이 60세 이상이고, 그다음에 90% 이상이 중졸 미만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노년층에서 사실은 비문해 비율이 굉장히 높다라고 볼 수가 있고 그것은 교육 기회와도 상당한 연관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다른 말로는 학교에서 문해력이 왜 중요한가를 얘기해 주는 것일 수도 있고, 또 한 가지로는 학교를 떠나서는 문해력을 새롭게 그리는 법을 배우거나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그런 교육의 기회가 참 없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퍼센티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어쨌든 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추가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조금 제공해 드려야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결과일 수도 있겠다, 이런 지적해 주셨습니다.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역과 계층 간의 문해력 격차가 굉장히 크다는 점입니다.
이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지역, 계층이 문해력뿐만 아니라 수리력, 학력 모든 것에 사실은 다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그만큼 이제 문해력이나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의 과정에 있어서 직장을 얻는다든가 그다음에 상급학교로 진학한다든가 여러 가지 어떤 그런 성장의 과정에서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볼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지역과 계층에 따라서 이 문해 환경이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은 얼마나 양질의 좋은 문해 경험, 글 읽고 쓰는 경험들을 하느냐가 계속 이제 문해력을 키우는 중요한 기회가 되는데 그런 것들이 지역과 계층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그 분명한 사회적 영향이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까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이 가정과 학교에서 어떤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저는 이제 지금 최근에 디지털 이런 세상, 그다음에 이제 요즘에 AI 환경, 그다음에 말씀하신 숏츠와 숏폼이 넘쳐나는 이런 세상에서 조금 천천히 읽는 훈련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우리 청소년들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밖에서도 굉장히 빨리 읽는 것들에 익숙하고 학교에서는 또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읽고 풀어야 되는 빨리 읽기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그것보다는 사실 속도보다는 이 문해력은 심층 이해 능력하고 굉장히 관련이 깊기 때문에 글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해석하고 자기의 지식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생각하면서 읽는 훈련들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천천히 읽기가 저는 굉장히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글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독서나 필사 같은 방법도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독서는 문해력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이에요.
그러니까 독서량이 이제 어떤 사람의 문해력을 잘 예측한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독서라는 건 특별히 이제 우리가 책을 읽는 것들을 얘기할 수 있는데, 책이라는 것은 많은 내용이 길게 서술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인지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고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정교한 사고 능력들을 필요로 하거든요.
그래서 독서는 문해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어떤 그런 방법이 될 수 있고, 필사 같은 경우는 그것이 문해력에 직접 이제 좋은 영향을 준다라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 다만 필사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좋은 문장 같은 것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며 쓰는 과정이니까 생각을 조금 깊게 해보는 훈련에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학생들이나 성인들 각자 눈높이에 맞게 문해력을 높이고 싶은 생각들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조병영 교수 /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첫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은 이제 독서를 많이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여기서 중요한 거는 다양한 형식의 다양한 내용의 글들을 가급적 많이 자주 찾아서 읽어보려는 노력,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고 아이들한테는 또 책을 많이 읽어줄 필요가 있는 것이고요.
청소년들은 또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동기 같은 것들을 자극해 줘야 하고 노년층이나 이런 분들은 이제 필요한 자료들을 많이 갖다 줘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필요하고요.
또 한 가지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이제 워낙에 지금은 미디어로 소통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정보를 취하는 세상이잖아요.
우리가 미디어에서 대충 읽고 대강 읽고, 빨리 읽고, 훑어 읽고, 이런 것에 너무너무 익숙해져 있는데 한 번쯤은 조금 쉬었다 읽고, 멈췄다 읽고, 질문하면서 읽고, 천천히 읽고, 자기가 읽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그러니까 일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천천히 읽어보고, 생각해 보자.
저는 능력보다는 사실은 어떤 글을 읽는 태도, 어떤 인내력 그다음에 관심 그다음에 성찰력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문해력 교육은 물론이고 사회 각계 각층과 원활히 소통하는 데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기본적인 역량이기도 합니다.
문해력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 교육이 조금은 더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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