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창은 여닫을 수 없는 창… 뜬금없는 행동 지칭[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말을 흔히 쓴다.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여기서 말하는 ‘봉창’을 단순한 우스갯소리로 치부하곤 한다. 심지어 ‘봉 맞은 창문’이나 ‘봉으로 두드리는 창’처럼 그 뜻을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봉창은 과거 한옥에서 실제로 쓰던 창의 일종이다. 전통 한옥에서 창호(窓戶)는 나무 틀에 한지를 바른 형태가 기본이지만, 용도와 위치에 따라 이름과 구조가 제각각이었다. 이 중 봉창은 창호지를 바르지 않은 작은 창을 말한다. 벽에 작은 구멍을 내고, 새나 짐승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가는 살을 댄 형태였다. 채광이나 환기를 위해 만든 작은 창으로, 여닫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주로 부엌이나 광처럼 사람의 출입이 적은 공간에 설치했다. 일반 방문처럼 사람이 드나드는 용도의 창과는 성격이 달랐다.
사람 손이 쉽게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위치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한옥에서 봉창은 방과 떨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밤중에 갑자기 봉창을 두드리는 행동 자체는 매우 뜬금없고 해괴하게 비칠 수밖에 없었다. 문이 없는 벽면을 문인 줄 알고 열려고 애쓰는 모습은 영락없이 앞뒤 맥락 없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 속담의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하나, 오늘날에는 한옥의 작은 환기창이나 통풍창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속담이 오늘날까지도 자주 쓰인다는 사실이다. 실제 봉창을 본 적 없는 사람도 의미를 크게 의식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결국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단순한 관용구를 넘어 한옥의 구조와 조상들의 생활상이 투영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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