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보험가입률 56%…'보이지 않는 장벽' 돌파구는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 입구 현판 / 사진 제공=보험연구원

금융계에서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포용금융 확대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발달 장애인의 보험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취약계층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포용 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의 보험 가입률이 일반 가구 대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발달장애인을 피보험자나 수익자로 하는 민영보험 가입률은 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전체 가구의 민영생명보험 가입률(80%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사 대상은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자녀가 있는 349가구다.

조사 대상 가구는 평균적으로 2.17건의 보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요 가입 상품은 어린이보험(24%), 실손보험(33%), 질병보장보험(24%) 등이다. 하지만 상당수 가구가 보험을 가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가입 자체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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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경험 가운데 절반가량은 장애 자체를 이유로 가입이 거절됐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가구 중 장애를 이유로 거절된 경험이 49%를 차지했으며 보험 인수·지급 과정 부정 경험(39%) 보험 가입 거절 우려로 가입 신청 포기(29%) 등이 뒤를 이었다.

이은영 보험연구원은 "보험 관련 제도에 대한 정보 접근성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애 고지의무가 폐지된 사실을 모른다는 응답이 77%를 넘었고 장애인 전용보험에 대한 인지율도 20% 안팎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보험사들은 장애인을 포함한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을 출시해 보험 접근성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한 생명 보험사는 장애인·저소득 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보험료를 25% 가량 낮춘 상생친구 어린이보험을 판매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품이 실제 장애인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발달장애인을 금융 소비자로 인식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질병이나 치료비 보장을 세분화하고 장애인에 대한 배상책임 위험을 공보험과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장애인의 건강 정보 등 공공데이터 활용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장애 특성을 고려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판매채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장애 친화적 보험 서비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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