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나토와 러시아의 공방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나토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덴마크 상공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잇따라 목격되자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러시아는 “나토가 자국 항공기를 격추하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젠 멈출 때”라며 푸틴 대통령을 향한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공습과 러시아의 에너지 위기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 점령지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집중적으로 공습하고 있다. 이로 인해 크림반도 내 주유소 절반이 휘발유 판매를 중단했고, 러시아 남부연방관구 역시 전체 주유소의 약 14%가 연료 판매를 멈췄다. 연료 부족은 군수 보급뿐만 아니라 민간 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크렘린궁 폭격도 불사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위기를 전면전 확대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와 압박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반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종전 중재를 자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는 러시아의 전과가 거의 없음을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푸틴에 대한 실망을 표현하고 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그의 발언은 사실상 푸틴 체제의 전략적 실패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러시아 항공기가 나토 영공을 침범할 경우 격추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노선으로 돌아섰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러시아의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덴마크 드론 사건과 하이브리드 전쟁 우려
현지시간 24일 덴마크 주요 공항과 F-35 전투기 기지 상공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다수 포착됐다. 덴마크 보안정보국은 “특정 행위자를 단정할 수 없지만, 유럽 다른 지역에서 나타난 하이브리드 전쟁 방식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직접 개입했음을 암시하지는 않지만, 최근 유럽 전역에서 반복되는 드론 출현이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군사적 충돌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정보전, 드론 도발을 포함하는 복합 전술로, 유럽 각국의 불안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강경 반응과 전쟁 확전 위험
러시아는 나토의 의심 제기에 “영공 침범은 날조된 모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는 “만약 나토가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한다면 이는 전쟁 선포와 같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가 군사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외부 갈등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이 국지적 분쟁에서 나토-러시아 간 전면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이유다.
향후 전망과 국제사회의 과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도 전쟁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나토와 러시아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 능력을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보복 가능성도 커진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분명하다. 전면전 확전을 막으면서도 러시아의 침략을 제어할 수 있는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요원하지만, 긴장 고조 속에서 군사적 충돌의 위험은 현실이 되고 있다. 결국 ‘멈출 때’라는 메시지는 러시아뿐 아니라 전쟁의 파고에 휘말린 국제사회 전체가 새겨야 할 경고음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