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공사장 감전 사고… “인체 보호용 누전차단기 없었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노동자가 감전으로 중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 현장에 감전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조치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던 사실이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하도급사인 LT삼보 현장소장 A씨 등 2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구속하고, 원청인 포스코이앤씨 현장소장과 감리단 관계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고는 지난해 8월4일 오후 1시33분께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 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미얀마 국적의 30대 노동자가 물이 고여 있던 웅덩이 속 양수기를 점검하던 중 감전돼 크게 다쳤다. 이와 관련 A씨 등은 안전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한국전기안전공사 등 3개 기관이 참여한 합동 감정 결과, 양수기 모터에서는 단락 흔적이 발견됐고 전원선 일부 전선에서는 탄화 흔적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정기관들은 분전반의 전원이 차단되지 않은 상태였고, 수중 케이블의 피복 손상으로 누설 전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현장 분전반에 설치된 누전차단기는 인체 감전을 방지하는 용도가 아닌 산업용으로 드러났다. 관련 규정상 전기 기계나 기구에 설치되는 누전차단기는 정격감도전류가 30㎃ 이하여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 설치된 차단기의 정격감도전류는 500㎃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격감도전류가 30㎃ 이하일 경우 인체 보호를 위한 고감도형 누전차단기로 분류되지만, 100㎃를 초과하면 화재 방지나 설비 보호를 위한 중감도형에 해당한다. 경찰은 이로 인해 사고 당시 인체에 감전이 발생할 수 있는 전류가 흘러도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양수기 전원선을 공중으로 가설해야 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작업자에게 절연 보호구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수기 점검 전 정전 조치 역시 이뤄지지 않았으며, 분전반 시건장치 관리 부실, 전기 작업에 대한 작업계획서 미수립 등 여러 안전수칙 위반 사항이 드러났다.
한편 감전 사고를 당한 미얀마 국적 노동자는 치료 과정에서 의식은 회복했지만, 인지 능력이 없고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로 현재까지 6개월째 병상에 누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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