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쁘고 잘생긴 톱배우인 엄마와 아들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간담회
10월 16일 용산 CGV에서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과 원작자이자 각본을 맡은 박상영 작가, 배우 남윤수, 오현경, 권혁, 나현우, 진호은, 김원중이 참석해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8부작을 15분씩 편집한 60분짜리 푸티지 영상을 상영했다. 드라마는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다. 네 감독의 스타일 대로 연출했으며, 원작자 박상영이 대본을 썼다. 할리우드 시스템처럼 2화씩 맡게 되었다. 리얼리티와 도전 의식을 토대로 한 감독만의 색깔과 풍성해진 각색이 확장형 이야기라 할 만하다.

8화 모두에 등장하는 고영 역의 남윤수는 “예술성과 작품성을 갖춘 원작과 대본을 받고 못 하겠다는 부담은 없었다. 첫 미팅 때 각각 감독님의 연출법과 우아함이 돋보였고 믿음이 생겼다. 잘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 게 ‘대도시의 사랑법’이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유일하게 네 감독과 작업해 각자의 특장점을 잘 아는 배우가 되었다. “촬영기법, 화면톤, 조명도 달랐다. 그 속에서 각각 감독님의 매력이 보였고 리더십에 따라 바람에 휩쓸리듯이 이끌려 갔다. 고영은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가 성장했고 진해졌다”라고 답했다.

네 감독의 각기 다른 스타일 반영

손태겸 감독

이어 각각의 영화처럼 느껴지는 네 감독의 연출 방향과 각 회차별 소개가 이어졌다.

1,2화 ‘미애’는 단편 '야간비행'으로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받은 손태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8부작의 포문을 여는 시리즈라 경쾌함, 명랑함이 보이도록 신경 썼다. 20대 초반의 사랑, 우정의 에피소드 중 좌충우돌, 시행착오의 에너지를 담았다. 동명의 영화와 공개 시기가 비슷해졌지만 매력은 다르다”며 “차별화나 주안점보다는 매체별 방향과 색깔의 톤 앤 매너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네 편을 다루면서 고영의 서사와 주변 남자들을 다루는 데 할애했다. 모두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길 바란다”며 영화와 차이점을 설명했다.

허지호 감독

3,4화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한국 멜로 영화의 대부 허진호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원래 1,2화를 하고 싶었지만 3,4화가 잘 맞을 것 같다는 의견으로 연출했다. 두 화 합쳐서 영화 한 편 분량 정도인데 한 달 남짓 20회차에 찍었다. 이전 영화 촬영의 익숙함이 있어서인지 현장에서 제 방식대로 바꿔서 해보는 재미가 충만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다르지 않음을 다름으로 보는 엄마 은숙(오현경)의 이해와 인정을 함께 느껴주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홍지영 감독

5,6화 표제작 ‘대도시의 사랑법’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결혼전야' 홍지영 감독이 맡았다. “원작이 워낙 아름다운 이야기라 잘 구현하고 싶었다. 특히 제3의 인물 같은 ‘서울’을 자연스럽게 드러낼지가 숙제였다. 잠시 등장하는 방콕도 중요했다. 보통 연애를 시작하면 지겹게 다뤄지는 기승전결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최고로 즐거웠던 연애시절은 판타지처럼 그려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김세인 감독

7,8화 대미를 장식한 ‘늦은 우기의 바캉스’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감독이 연출해 마무리한다. “우리 드라마는 다양한 정체성이 가득한 드라마다. 멜로, 성장, 퀴어, 마지막으로 청춘이다. 제가 맡은 청춘 콘셉트의 미덕은 현재 배우의 얼굴을 담아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얼굴 포착에 신경 썼다”고 대답했다.

고영을 사랑했던 남자들, 그리고 가족

고영이 사랑했던 남자들과 고영을 사랑했던 캐릭터 소개가 이어졌다.

왓챠 1위를 석권한 ‘신입사원’의 권혁은 고영의 첫 번째 사랑 남규 역을 맡았다. 원작에 없는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이며 경어체를 사용하는 고지식하고 답답한 인물이다. “대본에도 다나까체로 적혀 있었다. 평소 쓰지 않는 특이한 말투가 어색해서 체화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답답한 모습이 고영과 대비되도록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영의 자유로운 눈빛에 호기심이 들어 다가왔을 거다”라며 다른 모습에 끌렸을 거라고 말했다. “그동안 어떤 사랑을 해봤나 생각하며 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JTBC ‘인간실격’, tvN ‘세작, 매혹된 자들’의 나현우 배우가 두 번째 사랑 영수 역을 맡았다. “박상영 작가님이 영수는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자아를 가졌다고 설명해 주었다. 사랑하는 사람까지 외롭게 만드는 인물이란 말에 초점 맞추며 연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수려한 외모도 좋았겠지만 영수의 소극적인 면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고영을 좋아했을 거다. 진실을 숨긴 채로 고영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을 거라 착각한다. 순수한 고열의 열정에 끌렸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등의 진호은은 고영에게 진짜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규호 역으로 분했다. 유일하게 오디션으로 캐스팅되었다. “저만 오디션 선발이라 자부심도 생겼는데 제안받지 못해 마음도 아팠다. 하지만 원작과 다른 외모 설정에도, 규호에 대한 고영의 마음과 질문을 달라지지 않은 점이 특별했다. 규호는 고영의 진실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모두가 바라는 사람이기도 했다. 특히 원작을 읽으면서도 규호가 되고 싶는데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지영 감독님이 고영은 서울쥐, 규호는 시골쥐라고 정해주었다. 규호는 제주도 출신에 인천 사는 섬 소년이다. 대도시에 사는 고영을 바라보며 독특한 마음이 들었을 거다. 내가 갖지 못한 점에 반했을 거다. 사실 남윤수 선배와 학교 선후배 사이다. 늘 동경하던 선배의 상대 역할을 맡았다니 감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모델 출신이자 첫 연기, 외국어 도전을 한 하비비 역의 김원중은 “네이티브까지는 아니더라도 영어로 연기하며 우리 드라마가 글로벌로 가겠다는 작은 소망을 품었다. 원작에서는 고영의 시선으로만 다뤄지는, 지루하고 고루하고 피로도가 높은 인물이다. 저를 통해 스타일리시 해 보이기도 하고 신비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고영이 하비비를 보며 규호를 떠올릴 미러링 같은 도구로 쓰였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하비비는 로열패밀리의 자제다. 사회와 가족 속에서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본능과 본질은 데이팅 앱으로 탐구한다. 그래서 대부분 하비비에게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만 고영은 예상을 벗어나 끌렸을 거다. 고영이 자신을 폭죽이나 불꽃놀이에 비유해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처음 만난 상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였을 점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고영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 은숙 역의 오현경은 “남들과 조금 다른 사랑을 하는 인물의 가족입장이다. 은숙은 예전부터 아들의 성향을 알고 있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종교에 의지하는 쾌활한 성격의 인물이다. 암 환자라 아들을 두고 먼저 가야 하는 엄마가 했을 법한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고영이 내 자식같이 생각 들기도 해서 안쓰러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허진호 감독의 캐스팅에 쾌재를 불렀다. 제가 화려한 면만 보여줘서 그렇지 담백하지만 유행어도 남길 수 있는 캐릭터에 갈증이 생겼다. 저의 다른 모습과 연기를 봐준 것 같아 감사했고, 이에 원하는 부분을 충족시켜 드리고자 했다. 부모이자 사람으로서 넓은 시각을 가져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예고편 상영 금지, 오히려 전화위복

마지막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관을 창조한 박상영 작가는 “상업 영화 제작 예정 이후 시리즈가 결정되었다. 영화와는 다르게 가고 싶었다. 되도록 원작에 충실하고, 메시지도 밀도 있게 그려내 보고자 상업 문법은 처음이지만 극본에 참여하게 되었다. 혼자 글 쓰는 데 익숙해서 협업하는 과정이 낯설었다. 새롭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네 감독님이 든든한 조력자이면서도 시어머니 네 분의 입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1,2화는 거의 손태겸 감독님의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작가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 시선의 작품을 타인과 공동으로 만들어간 값진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드라마 공개 전 일부 보수단체의 예고편 상영 금지 시위에 대해 “SNS 울분 섞인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우리 작품 홍보에 더 좋다고 생각했다. 좋은 작품일수록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법인가 역으로 생각했다”고 쿨하게 대답했다.

성소수자와 에이즈라는 민감한 소재를 담고 있는 드라마의 특성상 남윤수는 공격적인 디엠을 받기도 했다. “응원 메시지가 더 많아서 악플도 웃어넘겼다. 무엇보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어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일어나면 디엠이 100개씩 와 있다. 지금도 쌓여 있는 중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동명의 영화개봉으로 캐릭터 구축에 영향받았냐는 질문에 “영화는 당연히 봤다. 흥수와 고영은 영화와 드라마의 분량, 감독님의 생각 차이처럼 다르다. 영화는 영화만의 매력이 있고 드라마는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으니 흥미롭게 봐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에피소드 별로 4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10월 21일(월) 티빙(TVING)에서 전편이 동시 공개된다.

글: 장혜령
사진: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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