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게 굴더니" 초초초 급매에도 안 팔리는 '이 지역' 부동산 투자 전망

"콧대 높게 굴더니" 초초초 급매에도 안 팔리는 '이 지역' 부동산 투자 전망

사진=나남뉴스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이렇다 할 반등의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끝없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집값 하락과 미분양 증가, 극심한 거래 침체는 물론, 경매시장마저 얼어붙으며 시장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한때 중국인 투자 수요와 함께 '한 달 살기' 열풍으로 뜨거웠던 제주 부동산은 이제 반값 매물조차 외면당하고 있다.

서귀포에 위치한 공동주택은 전용 30평대 아파트를 2억원대라는 저가에 내놓았지만, 분양률은 20%에 그치며 결국 시행사가 파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해당 가격은 2021년 당시 인근 아파트 시세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수요자들의 외면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매매 부진을 넘어 법원 경매시장까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도내 경매 진행 건수는 3,6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85건)보다 18.3% 증가했다.

사진=SBS뉴스

해당 수치는 역대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집계된 경매 건수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상반기(3,434건)보다도 217건이나 많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 제주 경매 물량은 지난해(6,079건)에 이어 2년 연속 6,000건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물량은 늘어났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제주지법 경매 매각 건수는 692건으로 집계됐는데 매각률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가 총액이 약 4,028억원이었던 반면, 실제 낙찰된 금액은 약 2,004억원으로 매각가율도 49.7%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포인트, 6.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정부 대출 규제 영향에 실수요자 매수 의욕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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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매각률은 아파트,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 부동산의 용도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는 비교적 높은 39.2%의 매각률을 기록했지만,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은 12.2%로 가장 낮았다. 토지도 15.2%에 그쳐 투자 수요가 뚜렷이 줄어든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올 상반기 제주지법에서 경매로 나온 물건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아파트 97건(130억 원) ▲단독 및 다가구주택 213건(342억 원) ▲연립·다세대주택 317건(217억 원) ▲토지 1,313건(1,364억 원) ▲오피스텔·근린시설 532건(307억 원) ▲기타 1,017건(1,653억 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사업장과 개인의 유동성 위기를 고조시키며 경매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에서 부동산 대출 규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실수요자의 매수 의욕 또한 위축되고 있어 단기적인 거래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기회로 여겨질 수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불황에다 금융 부담이 큰 상황이어서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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