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7일 일할 것을 원하는 미국 스타트업들

주 7일 ‘올인’…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허슬 컬처 극단화

― 아로우스터·코기 이어 마르코도 주 6일·7일 근무 체제 도입
― “1주일 7일·5일 근무 휴식 근거는 없다” CEO의 솔직한 고백
― 빠른 성장과 헌신 요구 사이, 구성원 탈락 우려

실리콘밸리는 오랫동안 ‘허슬 컬처(hustle culture)’를 찬양해 왔다. 하지만 최근 AI 교육 스타트업 아로우스터(Arrowster)를 비롯해 유니콘 기업 머코(Mercor), Y 컴비네이터 지원 스타트업 코기(Corgi) 등 일부 기업은 주 6일·7일 근무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 “왜 1주는 7일인가, 왜 5일 일하고 2일 쉬는가”
아로우스터는 채용 공고에서 “이 직책은 누구에게나 적합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밝힌다. 유학 프로그램 참가기관으로 잘 알려진 이 AI 스타트업은 ‘성장을 견인할 적극적인 인재’를 찾는 대신, ‘주말 없는 근무’를 조건으로 명시했다. CEO 케네스 정(30)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에서는 매우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몰입을 요구하는 근무 방식을 프로 운동선수에 비유했다. “모두가 운동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되고 싶다면 스스로 선택한 삶이다.”

아로우스터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직원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 CEO 본인은 베이 지역에, 공동창업자는 뉴욕시에, 나머지 세 명은 베트남에 자리한다. 그는 “1주일이 왜 7일인지, 왜 5일 일하고 2일 쉬는지에 논리적인 이유는 없다”며 “역사적 배경이 있을 순 있겠지만,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주 단위 근무 대신 일과 휴식을 쪼개 관리해야 한다. 집중 근무 후에는 낮잠을 자며, 주말에 몰아서 쉬는 대신 조금씩 회복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코기·머코…“올인 스케줄 경고”
Y 컴비네이터 지원을 받은 코기도 코기의 구인 정보에 ‘로켓쉽(급성장 스타트업) 보험회사’라는 표현을 과감히 내걸고 올인 스케줄에 ‘경고(warning)’ 라벨을 붙였다. 조쉬 존 코기 대표는 이달 초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주 7일 일하고 있다. 한계를 넓히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머코는 주 6일 근무제를 채택했다. 작년 2월 1억 달러(약 1 438억 원)를 조달해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2 876억 원)를 인정받은 인재 매칭 유니콘이다. 샌프란시스코 금융가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회사 인근(0.5마일 이내) 거주 시 1만 달러(약 1 438만 원)의 주택 보너스를 지급한다. 머코의 브렌던 후디 CEO는 “창업 직후에는 주 7일 근무했으나 1년 만에 일요일을 법정 휴일로 지정했다”며 “직원 수가 90명에서 1 000명 규모로 커지면 문화를 바꾸지 않을 수 없겠지만, 최대한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 빠른 성장 뒤 감당할 수 있는가
이처럼 극단적인 근무 체제는 ‘성장 가속화’와 ‘구성원 탈락 위험’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주 7일 근무를 선택한 일부 인재들은 빠른 보상과 경험을 얻는 대신 번아웃(burnout) 위험에 노출된다. 반면, 주말 하루만 쉬는 주 6일 근무는 상대적으로 완급을 조절할 여지를 남기지만, 여전히 일반 기업의 5일 근무제에 비하면 강도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초고속 성장에는 헌신이 필수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조직 건강과 인재 지속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경영 컨설턴트는 “과도한 몰입을 강제하면 우수 인재 유출과 장기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적정한 휴식과 재충전 문화도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허슬 컬처의 최전선에서, 이들은 ‘일하는 방식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 주 7일 몰입이 진정한 경쟁력인지, 아니면 일시적 성장 전략에 불과한지는 시간이 말해줄 전망이다.

- 포브스

https://www.forbes.com/sites/richardnieva/2025/05/03/ai-startups-7-day-work-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