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송심의 기구에 모인 정치 편향과 음모론 인사들

고광헌 신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사무총장에 송요훈 전 MBC 부장을 임명했다. 방심위는 그동안 정치 권력의 간섭을 배제한다는 명분으로 독립적 민간 기구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을 잡자 법을 개정해 방심위 위원장을 국회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국가 행정 기구로 변경했다. 위원장 탄핵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민주당 영향권에 둔 것이다.
방심위는 정치 편향적 뉴스와 가짜 뉴스를 걸러내고 이에 대한 제재 권한도 갖고 있다. 민주당이 방심위를 민간 기구에서 정부 기구처럼 성격을 바꾸자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 통제라는 명분하에 방송과 인터넷, 유튜브에 대한 검열 우려를 제기했다. 위원장과 사무총장에 중립적 인사를 임명하라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방심위 위원장은 과거 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했고, 2022년 대선 때에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다. 천안함 좌초설이나 2012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황당한 음모론을 자신의 소셜미디어로 퍼 날랐다.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퍼트린 사람이 가짜 뉴스를 걸러내야 할 기구의 수장이 된 것이다.
그가 임명한 사무총장 역시 정치와 언론에 대한 편향적 발언을 해왔다. 그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보도를 ‘괴벨스식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며 이와 관련된 책을 냈다. 최근 석유 최고 가격제로 차량 운행이 늘어났다는 방송 보도에 대해선 “반정부 방송이냐”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제도 보완을 지시한 바 있다. 언론의 정당한 보도조차 특정 정파의 편을 들지 않으면 마녀사냥, 반정부 방송으로 보는 사람이 방송 심의를 하면 심의 기준이 뭐가 되겠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때 방통위와 방심위가 정치적 독립성을 외면하고 정권의 방탄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었다. 그렇다면 더욱 전문적이고 중립적 인사들을 임명해야 하는데, 자신들이 정권을 잡자 더욱 정치 편향적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방송·인터넷 심의가 사실보다 정파적 이익을 앞세운다면 그것이 바로 정권 검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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