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패션계의 지각 변동.
이번엔 뎀나 바잘리아와 도나텔라 베르사체다.
구찌와 베르사체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패션계의 지각 변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됩니다. 단 하루 만에 밀라노를 대표하는 두 브랜드의 수장이 교체되며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발렌시아가의 수장 뎀나 바잘리아, 구찌의 새 수장이 되다.
먼저 구찌입니다. 지난 2월 퇴임을 선언한 사바토 드 사르노의 뒤를 이어,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가 구찌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뎀나는 지난 10년간 발렌시아가를 이끌어오며 브랜드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온 인물이죠. 명성 높은 쿠튀르 하우스의 유산을 스트리트 웨어로 풀어내며 모던 럭셔리를 새롭게 정의하고, 발렌시아가를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그의 성공적인 리브랜딩은 브랜드의 매출을 수직 상승시켰을 뿐만 아니라, 광신도에 가까운 열렬한 지지층을 형성했죠.
성공가도를 달려오던 뎀나이기에, 구찌로의 이동 소식은 무척 충격적입니다. 케어링 그룹의 CEO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이번 인사이동에 대해 "지금 구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뎀나의 창의성이 가진 힘"이라 전했습니다. 뎀나는 다가오는 6월에 마지막 오트 쿠튀르 쇼를 끝으로 발렌시아가를 떠나 구찌로 이적할 예정입니다. 상상조차 되지 않은 뎀나의 구찌,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무척 기대됩니다.
베르사체를 28년간 이끌어온 도나텔라 베르사체, 브랜드를 떠나다.
한편, 베르사체도 브랜드의 역사적인 변화를 맞이합니다. 바로 지난 28년간 브랜드를 이끌어온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CCO 자리를 물러난다는 충격적인 소식인데요. 도나텔라의 뒤를 이어갈 인물은 바로 다리오 비탈레. 그는 미우미우에서 디자인 및 이미지 총괄 디렉터로 활약했던 인물로, 오는 4월 1일부터 베르사체에서의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베르사체는 1980년 브랜드 창립 이래, 창립자 지아니 베르사체와 그의 동생 도나텔라를 제외하고 외부 인물을 수석 디자이너로 데려 온 적이 없기에 이번 발표는 무척 놀라움을 안겨주었는데요.
도나텔라는 한발 물러나 ‘수석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베르사체 재단의 자선 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집중 할 계획임을 전했습니다. 패션계의 중심에서 역사를 써 내려간 거장들이 떠나가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디자이너들이 수많은 이직을 하는 지금. 이 변화들이 브랜드의 미래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