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안중근 의사 후손이라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연습생의 정체가 방송 직후 온라인을 뒤흔들었습니다. JTBC ‘프로젝트7’에 출연한 중국 국적의 연습생 이첸(1998년생)은 첫 무대 소개에서 “고조할아버지는 안중근 의사의 사촌, 안명근 선생님”이라 밝히며 모두의 눈을 집중시켰습니다.

그는 직접적으로 안중근 의사의 직계는 아니지만, 사촌 형제 계보를 통해 독립운동가 가문의 후손임을 강조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그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 6년간의 연습생 생활 동안 한국어를 끊임없이 익히며 데뷔만을 기다려왔다는 그는 “후손의 자격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그가 ‘중국인’이라는 점. “중국 출신인데 왜 한국 독립운동가를 언급하느냐”는 지적이 뒤따랐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한중 문화 갈등, 역사 왜곡 논란이 얽히며 “혈연은 자랑이지만 국적은 이질적이다”는 반응과 “다양성을 대표하는 글로벌 K팝 시대에 오히려 상징적 인물”이라는 반응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그의 증조할아버지 안명근은 실제로 안중근 의사와 함께 연해주 일대에서 항일 투쟁을 벌였고, 이후 가족들이 만주와 중국에서 정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첸의 할머니인 안기진 역시 안명근의 손녀로 알려졌습니다. 즉, 이첸은 ‘중국에 뿌리 내린 독립운동가 가문 후손’이라는 다층적 배경을 가진 인물입니다.

심사위원들은 실력만큼이나 그의 역사적 배경에 놀라움을 표했고, 시청자들은 ‘데뷔 치트키’냐, ‘정체성 혼란이냐’는 논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첸 본인은 “나는 아직 데뷔도 못 한 무명이다. 하지만 내 가족사를 숨기지 않겠다. 오히려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K팝 무대에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경계의 아이돌’ 이첸. 그의 존재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글로벌 시대, 민족 정체성과 문화 다양성 사이의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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