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화장품 업계의 상징인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로 인해 기록적인 주가 폭락을 경험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때 K-뷰티 열풍을 주도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을 지켰던 위상은 온데간데없고, 현재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번 글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장을 뒤흔들었던 과거 검은 수요일의 충격적인 장면을 다시 돌아보며 지금의 상황을 짚어본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지난 2024년 8월 7일에 발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24.91% 폭락한 12만 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18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하락률(-13.99%)을 갈아치운 수치로,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2조 4,000억 원이 증발하는 검은 수요일을 기록했다.

폭락의 도화선은 2분기 실적 발표였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했다.
문제는 이 수치가 시장 기대치를 약 94%나 밑도는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였다.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은 매출의 핵심 축이었던 중국 시장의 붕괴다.
2018년 5.5%에 달했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최근 3%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중화권 매출은 44% 이상 급감하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내 이커머스 채널의 재고 조정과 오프라인 매장의 잇따른 폐점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

실적 악화의 골이 깊어지자 아모레퍼시픽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2025년 말, 5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백화점과 로드숍 중심의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MBS(H&B 스토어) 채널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이 주가 회복의 걸림돌이 되었다.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도 희망은 서구권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코스알엑스의 성공적인 인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증권가는 2023년을 저점으로 시작된 수익 구조 개선이 2026년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