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가 되면 삶의 풍경이 크게 달라진다. 직장은 이미 떠났고 자식에게는 자기 가정이 생겼으며 가까웠던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도 줄어든다.
이때 교회와 같은 종교 공동체는 단순히 신앙생활을 하는 장소를 넘어 노년의 일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물론 신앙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안에는 종교적 믿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1. 일주일에 정해진 약속이 생기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는 오늘이 월요일인지 목요일인지 중요하지 않을 만큼 하루가 비슷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예배와 모임이 있으면 씻고 옷을 입고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선다. 일주일에 기다릴 일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활에 리듬이 생긴다.

2. 누군가 자신의 안부를 물어봐 주기 때문이다
며칠 보이지 않으면 "어디 아프셨어요?", "지난주에는 왜 안 나오셨어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 자식에게 먼저 전화하기는 부담스럽고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해지는 나이에 자신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차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교회가 신앙 공동체인 동시에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3. 아직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를 준비하고 의자를 정리하거나 새로 온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작은 봉사라도 맡으면 "다음 주에도 내가 가야지."라는 이유가 생긴다. 직장에서는 퇴직했고 자식들은 부모 도움 없이도 잘 살아가는데 이곳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일부 70대에게 종교 공동체가 특별해지는 이유는 죽은 뒤의 천국만을 바라봐서가 아니라 오늘 아침에도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과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감각을 얻기 때문일 수 있다.

물론 70대가 교회에 다니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가 신앙 자체인 경우도 많으며, 이를 단순히 외로움 때문이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다만 노년에는 종교 공동체가 믿음과 함께 관계, 생활의 리듬, 봉사와 소속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교회를 다니느냐 아니냐보다 내가 빠졌을 때 안부를 물어봐 줄 사람과 내일 다시 나갈 이유가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느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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