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50만점 넘는 가품 발생”…중고 명품 플랫폼 살아남기 경쟁
다만 고가의 물건인 만큼 가품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자체 검수 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부티크에서 물건을 직접 가져오는 ‘직소싱’을 통해 신뢰도 높이기에 나섰다.
4일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국회의원(충북 청주청원)이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위조상품 단속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위조상품 적발로 압수된 물품이 756만 건(19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의류가 67만813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장품류가 18만1782개, 장신구류가 6만1672개, 가방류가 4만3039개, 신발류 4만1652개, 시계류 1602개 순이었다.
특히 디자인 모방, 위조 범죄로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에 형사입건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04명이던 형사입건 수는 2020년(169명), 2021년(197명)을 거쳐 2022년에는 222명으로 200명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56명으로 껑충 뛰었다. 5년 사이에 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펜데믹 보복 소비로 불붙은 명품 성장세는 MZ세대가 바통을 이어받아 키워가고 있다. 다만 소비 연령층이 낮아진 만큼 지갑 사정을 고려해 명품도 중고로 거래하려는 수요가 많다.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최근 발간한 ‘럭셔리 리세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중고 시장 가운데서도 중고 명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인원 전체의 60% 이상이 중고 럭셔리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고물가 등 최근 경제 상황과 함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며 새 제품 대신 중고를 찾는 경향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고 명품을 선택하는 요인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도 가격 상승(76.9%)이었다.
연령별 명품 중고 구매 패턴을 살펴보았을 때 번개장터 내 2023년 가장 두드러진 층은 35-44세 남성과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였다. 특히 ‘럭셔리 소비의 미래’로 일컬어지는 알파세대의 경우 밀레니얼 부모 아래 ‘VIB’(Very Important Baby·귀한 아기)로 성장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매력에도 ‘원하는 것을 빠르게 사고 필요 없는 것은 빠르게 처분하는’ 특성이 확인됐다.
다만 가품을 완벽하게 걸러내는 건 온라인 플랫폼의 숙제다. 명품 거래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유명 브랜드 위조품이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면서 위조품을 다시 명품 플랫폼에서 되팔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번개장터는 지난 2022년 12월 정·가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를 내놨다.
번개케어는 전문 검수사가 명품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분야 상품을 대상으로 최대 18단계 검수 과정을 거쳐 번개장터 정품 보증서와 함께 배송한다. 정품·기능을 검수할 뿐 아니라 폴리싱, 세척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검수 서비스로 신뢰도를 높인 결과 지난해 번개장터 중고 명품 거래액은 2022년 대비 84% 성장했다.
명품 플랫폼 기업 젠테는 모든 제품을 부티크에서 직접 소싱하는 ‘100% 부티크 소싱’ 정책을 내놨다. 젠테 관계자는 “병행수입 업자들이 입점하는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의 경우 다양한 제품 공급과정에서 가품이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명품 유통의 가장 중요한 신뢰도를 시스템적인 해법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테는 올 상반기 매출 330억원, 영업이익 6억2000만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반기 최대매출과 첫 흑자를 달성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글로벌 명품 시장 규모는 518조 원에 달한다. 7년 뒤 2030년에는 813조 원으로 57%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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