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교토의 한적한 주택가 중심에 위치한 이 집은 처음부터 남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회색으로 마감된 깔끔한 외관은 도시적이면서도, 정면의 입구는 창고를 연상시키는 투박함이 있다. 그러나 이 투박함은 고의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 이러한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넓게 열린 1층은 침실도 거실도 아닌, '도마'라 불리는 커다란 현관형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흙을 연상시키는 마감재와 높은 천장은 외부의 마당이 실내로 들어온 느낌을 준다.
창을 통한 자연광의 유입과 열린 구조의 입면 덕분에 이 공간은 자연과 끊임없이 연결된다. 소파 대신 긴 벤치를 두고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으면, 이곳은 친구들이 모이는 작은 캠핑장과 같다.
2층 – 오늘은 서재, 내일은 침실

젊은 건축주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집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공간 구조를 가지고 있다. 2층은 현재 재택근무를 위한 서재로 사용되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침실이나 아이들 방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남향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 덕분에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편안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외벽 쪽에는 얕은 벽장이 설치되어 있어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이 공간은 효율성과 미니멀리즘의 조화를 보여준다.
3층 – 전면 뷰를 독식하는 일상의 무대

거실, 주방, 다이닝 공간이 모두 3층에 배치된 이유는 단 하나, '뷰' 때문이다. 주변 지역이 낮게 형성되어 있어서 이 집의 3층에서는 교토의 푸른 산과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북쪽에는 L자 형태의 돌출 창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조망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조리대 공간을 넓게 확장해주는 기능적 설계다. 특히 여름에는 이 창을 통해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어, 계절의 정취를 집 안에서 만끽할 수 있다.

남쪽 방향의 긴 창 아래에는 벤치형 좌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앉거나 누워 햇살을 만끽할 수 있다. 이는 시선을 피하면서도 채광을 확보한 효과적인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