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누구보다 힘든 해병대, UDT에 꼭 가려한 청년 국민 배우

(Feel터뷰!) 티빙 '취사병 전설이되다'의 박지훈 배우를 만나다
출처:티빙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 강성재(박지훈)가 가상의 퀘스트와 가디언을 만나며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극 중 강성재 역을 맡은 박지훈을 삼청동의 카페에서 지난 2일 만나 작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등병 레퍼런스는 어디에서 얻었나?

감독님이 미필자의 연기를 원하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바리한 상태 그대로 순수한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 같다. 아직 군대를 가보지 않았지만 성재 정도면 선임을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입대하면 더 힘들 것 같다. 윤동현 병장(이홍내)과도 빠르게 친해져서 성재 정도면 군 생활 편하게 한 게 아닐까. (웃음)

-입대 후 갑작스럽게 ‘요리사의 길’이라는 선택창을 만나며 취사병으로서 스킬을 쌓아가는 성장담이다. 웹툰 원작이고 B급 유머를 장착한 판타지 드라마의 과장된 코미디 설정에 부담은 없었나?

인물이 얽히거나 복잡해서 진지하게 보는 드라마가 아니라 가볍게 보기 좋아 오히려 B급 유머가 작품의 힘이다. 게임적인 연출에 괴리감은 없었다. 성재가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되었다. 실제 성격이 재미있지 않아서 오히려 이 작품에 더 끌렸다. 원작 웹툰은 캐릭터의 틀을 가져가야 해서 보긴 했다. 웹툰만의 표현법과 드라마 안에서 가능한 것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다.

-주연 배우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을 두고자 했던 부분이 있다면?

회차를 거듭할수록 욕심이 생겨 뭔가를 계속 더 해보려고 했다. 매번 최선을 다하겠지만 오버하는 건 금지라는 생각을 유지했다.

-코미디 장르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상대 배우와 호흡을 주고받는 호흡에 신경 썼다. 대사의 호흡, 맛, 틈새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풀 수 있나, 어떤 리액션이 재미있나 신경 쓰며 연기했다. 코미디 연기는 대본에 적힌 그대로 하기보다 살을 추가해서 현장 분위기를 살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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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보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추가하거나 애드리브가 더해졌다는 소리 같은데?

경호 선배님의 아이디어로 흑백요리사 오마주도 하게 되었다. 행보관님에게 햄버거를 끊임없이 가져다주면 관철 상병이 성재를 향한 호감도가 상승하는 데 자연스러워질 것 같다는 말에 추가했다. ‘정말 마지막입니다’, ‘송아지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야’란 대사도 없었는데 현장에서 추가되었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완성했던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등뼈 피리’, ‘아코디언 도토리묵’, ‘미역 천사’ 등 코믹 설정 CG가 화제다. 웃음을 극대화하기 위한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등갈비 신도 소품만 준비되어 있었다. 노래를 하나 틀어 달라고 했었는데 왈츠풍 노래가 나오니 러시아 민속춤도 춰 보면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한 신이었다. 미역 천사 장면은 사실 가슴 한쪽이 다 드러날 정도로 파여 있는 옷이라 수선 해서 입었다.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는 상황도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재미있게 담길 거란 상상으로 즐겁게 촬영했다. 크로마키 연기 장면도 많았다. 대본을 읽을 때만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허공에 손짓하는 것 시선처리 등 가이드 패널에 맞춰 머릿속에서 심리전을 펼쳤다. 혼자 대화하는 게 아니라 가디언과 소통하는 중이었는데 심심해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 가는 데 중점 두었다. 안무처럼 빠르게 외우는 습득이 도움 되었다

-강성재는 강림소초의 빌런 김관철(강하경)이 취사병 출신임을 알게 된 후 할머니표 햄버거 만들기에 돌입한다. 직접 할머니 분장으로 나타나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겼다.


시청자 반응이 좋았던 장면이지만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관철 상병의 서사가 담긴 중요한 장면이라 혼자서는 엄숙하게 진행했다. 눈물이 흘러야 하는 감정 장면인데 분장한 제가 나오면 분위기를 깰 것 같았다. 최대한 에너지를 끌어올려 집중했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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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 보이즈를 방송으로 본 소감은?

미각 보이즈 모습 자체가 귀엽기도 했고 너무 잘하셔서 많이 웃었다. 배우인데 아이돌 무대를 간접 경험한 거잖냐. 직접 경험해 본 입장에서 되게 힘들었겠다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취사병 설정으로 요리 학원에 다녔어야 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요리와 가까워질 거라 기대했는데 잘 못해서 오히려 멀어졌다. (웃음) 요리의 메커니즘을 배웠다. 깎고 자르는 칼질은 많이 늘었지만 요리랑은 거리가 멀어졌다. 요리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자주 ‘해병대 수색대’나 ‘UDT’등을 언급했다. 군 생활의 로망이 있는 건가?

해병대 수색대의 로망은 변함없지만 취사병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웃음) 취사병이 남들 보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할 것도 많은 데다가 강림소초는 작지만, 실제 몇백 인분을 조리해야 하잖나. 노고가 감히 가늠되지 않는다. 요리보다는 훈련 로망이 커서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강화 훈련이나, 레펠을 타고 내린다던 자, 건물 옥상에서 침투하는 작전, 산속 훈련도 경험해 보고 싶다. 심해를 무서워해서 해병대를 통해 두려움을 깨고 싶은 것도 있다. 입대의 부담이나 걱정보다 의무니까 다치지 않고 다녀오고는 마음가짐이다. 실제 군 생활에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눈치도 잘 챙기면서 잘하면 성재처럼 선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6년 초등학교 1학년 때 아역으로 데뷔해 아이돌과 연기 활동을 겸하며 다재다능한 재능을 펼치고 있다.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6살 때쯤 TV에서 나오는 사람이 신기했다. TV에 나오는 걸 갈망하게 되었고, 저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밀어 주셔서 MTM 연기 학원에 등록했다. 워낙 어렸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놀다만 와서 뭘 배웠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확실한 건 있었다. 트레이닝 같은 주입식 교육과 잘 안 맞더라. 대사를 외워 간 다음 하얀 백지상태에서 현장의 분위기와 상대 배우의 분위기를 경청하고 흡수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더라. 열심히 준비해서 갔는데 연출자와 생각이 다르면 머리가 하얗게 변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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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연기의 칭찬이 많다. 현장에서 몰입하는 노하우는?

대본을 많이 본다. 대본 안에 정답이 있어서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전체적인 분위기, 인물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 들어 있다. 인물의 평소 습관은 뭘지 분석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작품에 몰입하는 게 먼저다. 강성재만의 강단 있는 모습을 눈빛에 녹여 냈는데, 연시은에서 나올법한 서늘한 눈빛을 넣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조금 넣어보기도 했다.

-올해 이룬 성과가 많다.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에서 신인상도 받았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왕과 사는 남자가'가 1차 전진했다면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2차 전진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코미디 장르를 대하는 연기 태도, 긴장을 덜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조금은 늘었다는 생각도 들어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모두가 열심히 한 만큼의 성과가 나온 거 같다. 상을 받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저의 임무를 잘 해내면 상은 자연스럽게 오는 거지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 아니다. 아직 대본을 읽고 성공할 작품을 판별할 눈은 없다. 작품이 잘 되는 건 모두에게 좋겠지만 이것만 바라고 연기한다는 건 잘못된 접근이다. 앞으로 계속 연기를 해야 할 저의 최종 목표도 아니다. 좌우명도 ‘들뜨지 말자’다. 천만 배우라도 주변에서 불러 주시니 어깨가 승천해 버리는 그런 모습은 스스로도 혐오스럽고 못 보겠다. (웃음)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참여 의사가 있나?

이 팀과 1년 가까이 찍었는데 만약 시즌2가 성사된다면 빠르게 찍어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입대도 해야 하고 워너원 활동도 계속할 예정이라 빠듯한 일정이 될 것 같다.

-내년 입대를 앞두고 있다. 제대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지금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무엇보다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고 관객과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글: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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