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거래일 만에 웃은 전력기기株…수주 모멘텀 업고 다시 뛸까 [코주부]
AI 데이터센터 등 수요 확대 재부각
북미향 수주잔고 확대에 실적 기대감

미국발 금리 충격과 차익 실현 매물에 급락했던 국내 전력기기주가 급반등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초고압 변압기·배전반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업황 자체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10.09% 오른 392만 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 9거래일 동안 단 하루(13일) 보합을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지만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LS 일렉트릭(LS ELECTRIC)도 13.84% 급등한 27만 1500원에 마감했고, HD현대일렉트릭 역시 6.57% 오른 113만 6000원을 기록했다. 세 종목 모두 10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최근 전력기기주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 급등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조정을 받아왔다. 실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웠다. 간밤 미국 30년물 금리가 전장 대비 6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5.116%를 기록하고, 10년물 금리도 9bp 넘게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AI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도 전력기기주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확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변압기·배전반·케이블 수요 증가 기대가 다시 부각됐다는 점에서다.
특히 LS그룹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수주잔고 18조 원을 돌파하며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LS의 올해 1분기 기준 총 수주잔고는 18조 2681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1.9%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LS 일렉트릭과 LS전선이 북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를 잇따라 따낸 영향이다.
LS 일렉트릭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배전반과 초고압 변압기 등을 공급하며 8조 7423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부터 국내 대기업까지 확대된 고객군이 국내외 공장 증설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력기기 업종 내 독보적인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의 1분기 중공업 부문 수주잔고는 15조 원으로 국내외 경쟁사 가운데 초고압 변압기 기준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북미 비중이 절반을 웃돌며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에도 전력기기 업황 자체는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및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데다, 공급 부족 장기화로 초고압 변압기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북미 프로젝트 일부는 2031~2032년 납기 예정일 정도로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문항 기자 jm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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