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주식거래’ 두둔 근거가 ‘허위 호재’라는 검찰
검찰 “김 여사, 매도 적기로 판단”
도이치 2차 주포는 검찰 진술서
“남아공·미국서 차 들여와…무관”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여사의 주식 매도 행위가 합리적이었다는 근거로 댄 ‘한-유럽연합(EU) 에프티에이(FTA)’가 주가부양을 위한 허위성 호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조작 세력이 허위성 호재를 띄우는 와중에 이뤄진 김 여사의 의심스러운 집중 매도 행위를 자연스러운 거래로 판단한 것이다.
주가조작 공범 “FTA 수혜주? 도이치와 무관” 진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17일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직접 운용한 대신증권 계좌를 설명하며 “10월에 한·이유(EU) 에프티에이 체결 호재가 있다. 도이치모터스는 유럽차 수입 회사인데 에프티에이가 체결되면 유리하다는 시장 평가가 있던 것 같다”, “10월은 한·이유 에프티에이 등 호재로 주가와 거래량이 상승하니 매도 적기로 판단해 (김 여사가) 매도를 시작했다. 그렇게 비합리적인 것은 아닌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0년 10월6일 한-이유 에프티에이가 체결 이후 김 여사의 주식 거래를 보면, 김 여사는 주식이 상한가를 치는 10월8일 27만주를 대량 매도했을 뿐 아니라, 이후 10월28일에 10만주, 11월1일에 8만주를 매도했다. 호재로 주가와 거래량이 상승하니 매도를 했고 ‘합리적’이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하지만 18일 한겨레가 확인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2차 시기 주포 김아무개씨의 검찰 진술조서를 보면, 한-이유 에프티에이 호재는 주가조작 주범인 권오수 당시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낸 허위성 호재였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는 한·이유 에프티에이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에프티에이를 하면 유럽에서 들어오는 차값이 싸져) 회사가 수혜주라는 것인데 사실 도이치모터스는 차가 남아공이나 미국에서 들어오지 유럽에서 들어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 에프티에이로 인한 낮은 관세율 적용은 협정국가에서 생산된 물품에만 해당한다. 그러면서 김씨는 인터뷰 이전의 수혜주 소문도 권 회장이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또 김씨는 김 여사가 8만주를 매도하고 시세조종 일당이 이를 그대로 매수한 2010년 11월1일 거래(이른바 ‘7초 거래’)에 대해서도 “거래량이 적어서 사지지도 않고 팔아지지도 않으니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올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0년 10~11월 이 기간 김 여사가 일임한 미래에셋대우 계좌에서는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매수가 12일에 걸쳐 16억원치 이뤄지기도 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팔면서 돈이 많이 생겼는데 그 돈을 미래에셋증권 계좌에 재투자가 된다. 도이치모터스뿐만 아니라 다른 주식도 거래하는데 주식 계좌를 관리해주는 사람이 관리해주겠다고 하니 이 돈을 놀리지 않고 투자한 것. 그게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검찰 ‘김 여사 압수수색’ 허위 브리핑 논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국정감사에서는 검찰의 전날 김 여사 수사결과 발표가 ‘허위 브리핑’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은 브리핑에서 ‘김 여사 강제수사가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여사의 집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라는 취지로 답했는데, 법원에서 기각된 김 여사 압수수색 영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된 것이 아닌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협찬 의혹 관련이었기 때문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도이치모터스와 관련해서는 압수수색영장을 청구 안 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형식적으로 보면 그 말씀이 맞다”고 답변한 뒤 “같은 수사팀이 (도이치모터스와 코바나컨텐츠) 두 가지 사건을 진행하면서 어떤 때는 두 가지 피의사실을 같이 쓰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단독으로 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 오해가 있었던 것일 뿐, 거짓 내용을 브리핑한 적 없다”며 “청취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일부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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