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효율화' 롯데케미칼, 전략사업단 축소 수순

조회 2042025. 3. 11.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신규사업본부를 부문 단위 조직으로 개편하고 아래에 수소에너지담당을 편입했다. 기존 수소에너지사업 조직은 전략사업단 중 하나로 수소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을 실어준 곳이었다. 롯데케미칼은 단순 조직 개편이라고 하지만 수소 사업의 중요도가 떨어진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전략사업단인 전지소재사업단도 연구소 산하로 이동했다. 애셋라이트(자산효율화) 일환으로 신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가 조직 개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1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기존 화학군 HQ(헤드쿼터) 직속의 수소에너지사업단을 신규사업부문으로 편재하고 명칭도 수소에너지담당으로 변경했다.

또한 신규사업부문은 종전 기초소재사업단 아래 본부였는데 이번에 경영지원본부 직속으로 이동했다.

배터리소재 사업을 본격화하려고 2022년에 만든 전지소재사업단 역시 미래기술연구소 아래 '전지소재연구센터'로 개편됐다. 연구소 산하로 편입되면서 미래 소재 관련 R&D(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조직도 변화./자료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사업 환경에 맞춰 조직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반적인 조정이라고 하지만 조직도 상단에 있던 '사업단'을 '담당', '연구센터'로 변경한 것은 조직의 힘을 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작년 말 EOD(기한이익상실)에 빠질 뻔한 상황을 겪은 이후의 조직 개편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일정 수준의 재무 비율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수익성 악화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지면서 약정을 어겼다.  그룹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해  EOD 사유를 해결했지만 부채 상환 등을 위해 자산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사업단, 전지소재사업단, 신규사업본부 등은 롯데케미칼의 신성장 동력과 직결됐다. 자산 매각 등 업황 위축에 따른 구조조정 상황과 맞물려 수소, 배터리소재 등 신사업이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능 측면에서 전지소재사업은 연구소로 이동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조직만 이동했을 뿐 사업 개발과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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