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 3명 중 1명 청력 소실…예방하려면?
우리는 귀를 이용해 소리를 듣고,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할 때도 사용되는 귀는 매우 예민한 기관으로, 귓속 혈관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는 청력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음향기기 사용의 증가, 피로, 수면 부족, 감기와 같은 면역력 저하로 인한 질환 등 혈관이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노출되기 쉬워졌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청력이 점차 소실되는 돌발성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한 쪽 귀에서만 증상 나타나…환자 절반 이상 ‘50대 이하’
감각신경성 난청의 한 종류인 돌발성 난청은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소리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주로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아침 시간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 등 다른 난청 질환과는 달리 대부분 한 쪽 귀에서만 이상 증상이 발생한다. 청력 저하가 나타난 쪽 귀의 청력이 증상이 없는 반대쪽 귀에 비해 30% 이상 소실되면 돌발성 난청을 진단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 기준은 순음 청력 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난청이 발생한 경우다.
돌발성 난청은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 환자 수는 2016년 7만 5,937명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2022년 10만 3,474명까지 36%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2년을 기준으로 돌발성 난청 환자의 절반 이상은 30대~50대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3명 중 1명은 청력 상실 위험…골든타임은 ‘일주일’
돌발성 난청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치료를 받더라도 청력이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청력의 회복과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난청이 발생한 후 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과거의 한 연구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고 일주일 이내에 치료한 환자들은 70% 이상이 청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발병 후 일주일이 지나면 청력 회복 확률이 20% 미만으로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나 평소 청력이 약한 사람이나 소아, 고령층 등에서는 청력 소실이 빠르게 이뤄지고, 회복도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돌발성 난청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을 것이 권장된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이제연 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돌발성 난청 원인은 주로 바이러스 감염, 청신경 종양, 갑작스러운 소음 노출 등이 있지만, 자세한 것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라면서 “돌발성 난청의 경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난청 증상이 나타날 시 가까운 이비인후과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와 치료 상담을 받아보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돌발성 난청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2주간 주사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전신 스테로이드 요법’을 실시한다. 일주일간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이후 일주일 동안은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점차 줄여가면서 환자에게 투여한다.
전신 스테로이드 요법의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이용할 수도 있다.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스테로이드를 고막 안쪽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전신적인 치료를 적용하기 힘들거나, 전신 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일부의 경우에는 전신 스테로이드 요법과 병행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는 보청기와 같은 청각 재활을 고려해야 한다. 장기간 청력이 소실된 상태가 유지되면 인지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는 일반적으로 치료 후 3개월이 지나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처방된다.
귀 피로도 관리 힘써야…기저 질환 관리도 중요
청력의 저하뿐 아니라 영구적인 소실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는 돌발성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귀의 피로도를 낮추는 습관을 가질 것이 추천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어폰이나 헤드폰과 같은 휴대용 음향기기를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이내로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장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한 시간 사용 후 5분 이상 휴식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래방과 같이 100dB 이상의 소음 환경에 15분 이상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지양하고, 만약 소음 환경에 오래 있었다면 그 이후에는 조용한 장소로 옮겨 귀가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한다.
스트레스, 술, 담배, 커피, 짠 음식은 귀의 신경을 자극하고 혈관 수축을 일으킬 수 있으니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이런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한 건강관리는 당뇨, 고혈압, 신부전과 같이 난청의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도 함께 관리가 가능해 돌발성 난청이 나타날 가능성을 더욱 줄일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제연 원장(하나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최재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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