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공시에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견조한 성장세를 재확인했다. 유통 업계 전반의 저성장 기조와 대형마트(할인점) 사업부의 정체에도 트레이더스는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이마트 전체의 외형 성장을 지탱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고물가 시대 소비 변화…‘대용량·가성비’로 이동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1~3월 누적 매출은 4조38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총매출은 4조7139억원으로 1.9% 늘었다. 사업부별로 보면 업태 간 명암이 뚜렷했다. 3월 한달 기준 할인점 매출은 9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한 반면 트레이더스는 3150억원을 기록하며 4.2% 성장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출 역시 1249억원으로 3.3% 늘어나며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분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트레이더스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트레이더스는 1분기 9.7%의 높은 성장률로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면 할인점은 누적 기준 0.4% 감소하며 사실상 정체 상태다. 다만 할인점 기존점 기준으로는 2.0% 성장해 객수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고, 에브리데이 역시 기존점 기준 6.1%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마트 할인점 대비 트레이더스의 가파른 성장세는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와 맞닿아 있다. 식재료와 생필품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소량·빈번 구매’에서 ‘대용량·저단가 구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단위당 가격경쟁력이 높은 창고형 할인점의 특성이 현재 소비환경과 맞물리며 트레이더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점 전략도 트레이더스 중심…2030년 30개 확대
이마트는 향후 신규 출점 전략의 무게중심을 기존 할인점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입증된 트레이더스에 둘 방침이다. 현재 트레이더스는 전국에서 2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2월 마곡점과 9월 구월점 등을 출점했으며, 특히 마곡점의 면적은 1만1636㎡(약 3520평)로 트레이더스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대형상권과 배후 수요를 동시에 확보한 전략적 점포로 평가된다.
이마트는 내년까지 인천 서부권과 창원 스타필드 내 신규 출점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총 3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2월에는 의정부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 북부 거점이라는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서울 동북권과 경기 북부 등 인접 지역의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마트 측은 "대용량·가성비 상품 중심인 트레이더스의 차별화 전략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대용량·가성비 중심의 상품과 글로벌 소싱 역량을 결합한 'T스탠다드'의 성장세가 뚜렷해지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레이더스는 적은 상품 수를 대단량으로 매입해 매입비용을 낮출 수 있고, 박스 혹은 팰릿 단위 진열로 업무 단계를 간소화하는 매장운영 방식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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