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살 때 끌어오는 돈이 은행 대출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약 1조원 늘어난 가운데, 경기 동탄에서는 주택 매입자금 중 ‘회사지원금·사채’로 신고한 금액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집을 보더라도 매수자가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다르다. 은행 대출 외에 회사의 주거지원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필요한 자기자금과 이자 부담이 달라진다.
전세대출은 줄었는데, 주담대는 증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월 22일 기준 622조3978억원이다. 9월 말보다 9995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안에서도 흐름은 갈렸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3719억원 감소한 반면, 집단대출은 4812억원 증가했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전체를 기존 아파트 매입에 들어간 돈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전세자금대출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주택 관련 대출의 전체 잔액은 늘었다.
신용대출까지 포함한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83조4397억원으로, 9월 말보다 2조6058억원 증가했다.
동탄 매입자금, 은행 밖 조달액도 늘었다
주택 매수자의 자금조달계획서에서는 은행 밖 자금의 변화도 확인된다.
김종양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탄구 주택 매수자가 ‘회사지원금·사채’ 항목으로 신고한 금액은 7월 17억2600만원에서 8월 57억600만원으로 늘었다. 전체 주택 매입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84%에서 3.69%로 높아졌다.
이 항목에는 회사 지원금과 사채가 함께 들어간다. 증가액 전체를 특정 기업의 사내대출로 해석할 수는 없다. 특히 7~8월 자료를 9월 시작된 삼성전자 사내대출의 실적으로 보는 것도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은행 대출만으로는 주택 구매자금의 흐름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은 드러난다.
최대 5억원 사내대출…이용 조건 따라 구매력 차이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주택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주택 매입자금은 최대 5억원이며, 임직원이 부담하는 금리는 연 1.5%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출은 아니다. 본인과 배우자의 주택 보유 여부 등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수도권에서는 대상 주택의 가격과 면적에도 제한이 있다.
은행에서 얼마나 빌릴 수 있는지만으로 매수자의 자금 여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회사 지원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같은 주택을 매입할 때 필요한 자기자금과 금융비용에 차이가 생긴다.
다만 은행 대출 잔액이나 특정 자금조달 항목의 증가만으로 집값 상승의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다. 이번 자료가 보여주는 것은 주택 구매자금의 통로가 은행 밖으로도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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