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난 대비 방송, 대부분 잠든 새벽에 틀면 누가 보나

장슬기 기자 2024. 9. 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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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종합편성채널에서 재난방송을 사실상 시청자가 없는 새벽시간대에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편4사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 4년간 재난대비 프로그램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TV조선은 '재난특집' 프로그램을 1477회, 채널A는 '화재특보', '한파특보', '지진특보' 프로그램을 1375회, MBN은 '재난대비센터' 프로그램을 558회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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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MBN 재난 대비 프로그램 새벽 3~6시 방영, JTBC는 프로그램 없어
방통위, 재난 프로 평가 기준에 시간대 고려 안 해…"재난방송 평가 기준 개선해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재난 관련 이미지. 사진=pixabay

일부 종합편성채널에서 재난방송을 사실상 시청자가 없는 새벽시간대에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편4사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 4년간 재난대비 프로그램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TV조선은 '재난특집' 프로그램을 1477회, 채널A는 '화재특보', '한파특보', '지진특보' 프로그램을 1375회, MBN은 '재난대비센터' 프로그램을 558회 방영했다. JTBC는 주기적으로 편성한 재난대비 프로그램이 없었다.

각 방송사는 재난과 관련해 실시간 특보, 발생 전·후, 예방 교육 성격의 방송 등을 뉴스, 정규 프로그램, 각 프로그램 사이에 '필러' 혹은 '스팟'이라는 짧은 광고와 유사한 형태로 방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모두 각 방송사 편성표에 편성된 프로그램이며 주로 재난 발생 시 대피요령과 같은 예방 교육 성격의 내용을 다룬다.

그런데 해당 프로그램이 시청자가 거의 없는 새벽 시간대에 방영되고 있었다. 채널A '화재특보', '한파특보', '지진특보'의 경우 오전 3시50분부터 4시, 4시10분~20분까지 각 10분간, TV조선 '재난특집'의 경우 주로 오전 4시40분부터 5시까지 20분간, MBN '재난대비센터'의 경우 주로 오전 5시20분부터 5시40분, 혹은 오전 5시 40분부터 6시까지 방영했다. 이에 비해 같은기간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의 '재난방송센터'는 매주 1회 오전 7시부터 10분간 총 234회 방영했다.

종편 3사가 재난 대비 방송 취지와 맞지 않게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대에 대량으로 편성을 한 이유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난방송 평가 기준 때문이다. 종편의 경우 1년간 방영한 재난방송 실적을 45점 만점으로 평가를 받는데, 양적 평가를 기반으로 지난 1년간 방영한 재난 관련 방송시간의 총합이 그 기준이다. 각 종편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재난 관련 총 방송시간을 우선적으로 방통위에 제출하며, 방송 일자와 간단한 방영 내용 등은 첨부 자료로 제출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송출 시간대는 중요하지 않다.

방통위의 총량제를 우선시한 재난방송 실적 기준에 맞춰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는 이른 오전 시간대에 실적 쌓기용 재난 대비 프로그램들을 방영해왔고, 실제로 이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0점 중후반대의 안정적인 점수를 유지해왔다. JTBC의 경우 오전부터 오후 시간까지 프로그램 사이사이 '스팟' 혹은 '필러'의 형태로만 재난 대비 방송을 송출해왔으며 종편4사 가운데 2020년을 제외한 2년 동안 재난방송평가점수가 가장 낮았고, 2022년에는 유일하게 20점대를 기록했다.

김우영 의원은 “종편의 재난 대비 방송 편성 남발을 멈추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재난 보도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 방통위 재난방송 평가 기준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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