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토

다들 무모하다고 말렸다. 내가 봐도 바보 같은 일을 했다 싶긴 했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지르긴 했는데, 머리로는 이건 아니다 싶은 마음이 있긴 했다.
이탈리아 여행, 일주일도 안 되는 여행을 위해 엄청난 잔소리를 들었고 큰돈을 썼다. 그래도 15년이 지난 지금도 행복하게 그 여행을 기억하고 있다. 그때 가길 참 잘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을까 싶다. 그래도 그 여행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는다.
그 여행에서 알게 된 화가가 있다. 조토.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그때까지 살면서 '조토'라는 화가의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처럼, 누구나 다 알 만한 화가는 아니겠지 생각했다(다 아는데 나만 모르던 작가는 아니겠지). 그런데 가는 곳곳에 조토의 그림이 있더라. '대체 뉘시길래 이곳저곳에 작품이 다 있으실까?' 하면서 돌아오면 한번 찾아보자고 생각했더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종교화의 대표적인 그림체랄지, 화가는 누군지 모르겠는데, 그림은 보면 '아, 나 이 그림 성당에서, 종교책에서 봤어.'로 설명할 수 있으려나. 이름을 기억해두고 돌아와 책을 찾았다.
지금 다시 위키를 찾아보니 그는 14세기의 타임즈 선정 지난 세기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1267년에 피렌체에서 태어나 1337년 사망할 때까지 화가 겸 건축가로 활동했다. 조토는 르네상스 미술의 선구자로, 사실적인 표정 묘사를 시작해서 중세미술과 다른 화풍을 선보였다고 한다. 건축가로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종탑을 설계하기도 한 능력자이기도 하다. 왠지 몰라뵙는 게 죄송스러워질 정도의 이력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읽었던 책은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내가 처음 만난 미술가' 전집이었다. 전집 중 하나가 '조토'(실비 지라르데, 길벗어린이)다. 이 글을 쓰며 조토의 책을 다시 찾아보니 그에 대한 책은 거의 없더라. 조토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책이 진짜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 대상의 전집에 조토 책이 있더라. 다빈치, 피카소, 모네, 김홍도, 이중섭, 박수근, 장승업, 김기창과 함께 말이다.
책 자체가 잘 나왔다. 그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그림과 화가에 대한 설명이 짧고 문장이 어렵지 않다. 퍼즐과 숨은 그림 찾기 등을 통해 그림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조토의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읽고, 문제를 맞추며 그림을 세밀히 본다. 한 권마다 35쪽 남짓의 그림책이다. 좋아하는 책이라 학교를 옮겨갈 때마다 없으면 구입하는 책이고, 도서관에 들릴 때마다 '보림한국미술관'(이 책은 절판되어서 보기 힘들다) 전집과 함께 있나 없나 들여다보는 책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하는 '국중박 분장놀이'를 보다가 '내가 만약 분장을 한다면 무슨 분장을 해볼까?' 하다 도자기, 석탑, 탱화 생각하다 다른 나라 그림까지 생각이 죽 와버렸다. 그림을 봐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방구석 미술관'(조원재, 블랙피쉬)도 1권 읽고 못 읽었다. 유홍준 관장의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 책 나왔다더라. 내년에 책 살 때는 국보랑 보물 화보가 예쁘게 나오는 책을 넣어놔야겠다 싶다.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볼 수 있긴 하지만, 국보랑 보물이 순서대로 죽 나온 책으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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